[김승범 연구원]
「매출액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은 반토막」
지난해 카카오의 성적표이다. 카카오의 지난해 매출액은 9,322억원으로 전년비 86.9% 급증했다. 그렇지만 영업이익은 49.9% 감소한 883억 5,770만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반토막(772억원. 전년비 -48.5%)이다.
카카오의 매출액 급증은 2014년 10월 합병 덕분이다. 영업손익 및 당기순손익의 감소는 신사업 투자에 기인한다.
카카오는 부진한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뷰티, 교통, 금융 등의 O2O(Online to Offline. 온오프라인 연계)가 여기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음원1위 사업자인 '멜론'을 1조 8,700억원에 인수하며 음악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을 예고하기도 했다.
또, 카카오는 무료 서비스 카카오톡을 활용해 수익을 올리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오는 6월에 미용실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여 카카오 페이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교통 분야도 카카오 O2O 사업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3월 30일 카카오택시를 선보이며 출시 9개월만에 누적 호출 수 5700만건, 일 호출 수 60만건, 기사 회원 19만명 이상을 기록하며 시장 반응을 이끄는데 성공했다. 카카오는 대리운전 '카카오 드라이버' 상반기 출시 시기도 저울질하고 있다. 카카오 드라이버는 카카오의 O2O 서비스 중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업이다. 기존 사업자들은 대형 경쟁자 등장을 반대하는 데 반해 대리운전자들은 "근무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며 환영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카카오 O2O에 대해 전형적인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카카오톡에 온갖 부가 서비스를 덧붙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보기술(IT) 업계의 관계자는 "카카오가 진출하는 사업과 벤처 기업들의 주 활동 영역이 겹치는 부분이 많다"며 "카카오가 카카오톡 성공을 바탕으로 수익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좋지만 기존 사업자들과의 공생, 신규 사업 확장의 정도와 범위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카카오의 O2O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외국계 기업이 국내 O2O 시장을 잠식하는 것보다 카카오 같은 국내 기업이 약진하는 현상이 낫다는 것이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멀티미디어학 교수는 "현재 카카오는 O2O 사업으로 당장 돈을 번다기보다 일단 시장을 선점해 트래픽을 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카카오톡을 시장에 빨리 선보여 점유율을 장악한 성공 노하우를 O2O에도 접목하려는 셈"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애플과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가 막강해 국내 기업들이 OS 사업과 관련 사업에서 줄줄이 고전한 전례가 있다"며 "기존 사업자와 공존하는 방안이 전제된다면 카카오를 비롯한 국내 기업의 약진을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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