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그동안 현대증권 인수전에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2파전으로 벌어지고 있던 상황에서 미래에셋증권이 현대증권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인수전 결과가 한 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안개 속으로 빠졌고, 그 결과에 따라서는 금융권 전체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박현주(아래 사진)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현대증권 인수전 참여와 관련해, 『한국에도 대형 증권사가 나올때가 됐다』며 『추가 인수를 통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대형 증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대우증권에 이어 현대증권까지 인수하여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증권사가 되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으로 풀이된다. 박회장은 그동안 2020년까지 자기자본 10조원대 증권사가 되어 「아시아 1위의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미래에셋 측은 사모펀드(PEF)인 LK파트너스가 구성한 컨소시엄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해 현대증권을 인수한 후, PEF가 추후 미래에셋에 지분을 팔 수 있는 풋옵션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IB(투자은행)·트레이딩 부분에서는 규모가 큰 기업들이 시장을 선도하기 때문에 미래에셋과 한국투자증권, KB금융지주 등은 모두 현대증권을 차지해야 한다.
미래에셋은 최근 인수를 확정한 대우증권(자기자본 4조3200억원)과의 합병을 최종 마무리하면, 자기자본 규모 약 5조8000억원 수준으로 업계 1위가 된다.
여기에 만약 미래에셋이 22.56%의 현대증권 지분을 모두 확보, 3개 증권사 합병법인이 출범하게 될 경우를 가정하면, 인수대금 최대 약 7000억원을 빼고 자기자본 규모가 8조4000억원인 ‘거대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이는 현재 업계 1위인 NH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 4조5288억원보다 약 두배가량 많은 것이다. 노무라 증권 홈페이지에 게재된 재무상태표를 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총자산은 13조4197억엔이었으며, 총부채는 12조6209억엔이었다.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나머지 7988억엔이 노무라 증권의 순자산(자기자본)이다. 이를 한화로 환산하면 약 8조3186억원이 된다.
만약 미래에셋이 대우증권에 이어 현대증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자기자본 규모는 8조4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노무라 증권을 넘어서는 것이 현실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미래에셋이 초반부터 인수 경쟁의 전면에 나서지 않고 뒤늦게 사모펀드와 손잡고 인수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공정 경쟁을 피하려 한다는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Copyrigh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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