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1분기 실적 발표가 사실상 마무리되는 가운데 모기업 본업의 성장세뿐만 아니라 자회사의 실적에 의해 주가 흐름이 변하고 있다. 성장하고 있거나 성장 기대감이 커진 자회사를 지닌 모기업들은 주가 및 실적 면에서 쾌재를 부르고 있다.
자회사 해태제과식품과 모기업 크라운제과가 대표적이다. 크라운제과는 해태제과식품의 보통주 755만 7,000주, 전환상환우선주 831만5650주를 보유 중이며 지분율은 각각 27.5%, 30.2%다. 해태제과식품은 지난 5월 11일 상장한 이후로 5거래일 연속으로 급등세를 보였다. 주가가 250% 넘게 뛰면서 공모가(1만 5,100원)보다 약 4배 가까이 치솟았다. 그러자 모기업인 크라운제과의 주식도 빠르게 늘었다.
하지만 주가의 급등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해태제과식품은 이틀 연속 하락했다. 그러자 크라운제과도 오후 2시 28분 현재 전일대비 6.95% 하락한 56,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주사의 경우 자회사 실적이 핵심가치로 평가받기 때문에 ‘똘똘한 자회사’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아모레G 같은 경우가 좋은 실적을 내는 자회사로 인해 주목을 받고 있는 지주회사의 대표적인 사례다. 아모레G의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3.8% 증가한 4,19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21.8% 늘어난 1조 7,593억원, 지배지분 순이익은 43.1% 증가한 1,356억원을 기록했다 .
아모레G의 1분기 실적 개선은 자회사인 아모레퍼시픽과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의 성장에 힘입었다. 주요 자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2% 증가한 2,280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상장 자회사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46.7%, 254.6% 늘어난 519억원, 123억원을 기록했다. 또 CJ제일제당, CJ CGV 등 계열사가 1분기 호실적을 알리자 지주사인 CJ의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최근 한달 사이 CJ의 주가는 14.85% 올랐다. 자회사인 CJ CGV와 CJ E&M, CJ제일제당의 주가도 각각 19.43%, 14.11%, 10.10% 뛰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자회사 사업 부진으로 주식시장에서 외면받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영풍은 당초 1분기 흑자전환이 기대됐지만 본업(아연 제련) 외에 하고 있는 IT 사업 부진으로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인터플렉스, 시그네틱스 등 IT 자회사의 계속된 실적부진으로 영풍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2개 분기 연속 10억~20억원 수준의 적자를 보고 있다.
신세계도 자회사 실적 부진으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자회사의 부진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의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2.9% 감소한 621억원으로 시장 추정치 평균(690억원)에 많이 못 미쳤다. 본업인 백화점 사업은 무난한 성장세를 보여줬지만 지난해 1분기 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적자전환하고 면세점 사업을 하는 신세계DF 역시 적자를 본 게 성장 발목을 잡았다.
여행업계에서는 하나투어가 확대되고 있는 본업 성장과는 달리 부진한 신사업 때문에 실적, 투자자 신뢰를 모두 잃은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하나투어는 해외 여행에 대한 수요 증가로 1분기 송출객수 증가율 25.9% 라는 놀라운 성장을 보여줬다. 그러나 면세점 사업 부진으로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40% 넘게 감소하는 타격을 입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회사의 사업 전망이 밝으면 모회사의 주가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기 마련』이라며 『다만 과열 양상이 나타날 수 있어 지분율 등을 세심히 따져보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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