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주식 매수가격,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 (윤진기 교수의 경제와 숫자이야기)
  • 윤진기 교수
  • 등록 2018-12-18 15:26:08
  • 수정 2024-02-13 17:41:36
  • 목록 바로가기목록으로
  • 링크복사
  • 댓글
  • 인쇄
  • 폰트 키우기 폰트 줄이기

기사수정


주식의 매수가격을 수학적으로 정확히 계산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신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과연 주식의 매수가격을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을까? 현대의 금융공학은 주식의 매수가격을 수학과 통계적 기법을 사용하여 계산해내는 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런데 대체로 그러한 계산의 결과는 현실에 잘 들어맞지 않아서 투자자들을 속상하게 한다. 그러나 수학을 제대로 활용한 사람들의 결과는 전혀 다르다.

 

존 네프(John Neff)와 피터 린치(Peter Lynch)는 둘 다 투자업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사람들이다. 존 네프는 31년간(1964~1995) 뱅가드 윈저 펀드(Vanguard's Windsor Fund)를 운용하면서 펀드 연평균 수익률 13.7%를 달성하여 펀드 규모를 대략 5700%(혹자는 5600%라고 한다)로 성장시켜 윈저 펀드를 미국 내 최고의 펀드로 만들었다.


자료: 「John Neff on Investing」 1st edition (April 13, 2001) https://www.amazon.com/s/ref=nb_sb_noss?url=search-alias%3Dstripbooks-intl-ship&field-keywords=john+neff (2018.12.12. 검색) 이 책은 시대의창에서 「가치투자, 주식황제 존 네프처럼 하라」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되었다.

피터 린치는 13년간(1977~1990) 마젤란 펀드(Magellan Fund)를 운용하면서 연평균 투자수익률 29.2%를 기록해 2703%의 수익을 올리며 마젤란 펀드를 세계 최대 뮤추얼펀드로 키워냈다. 투자수익률은 피터 린치가 존 네프의 두 배가 넘지만 투자 기간은 존 네프가 두 배가 훨씬 넘게 길다.

 

그런데 놀랍게도 전설적인 두 사람이 모두 주식 매수가격을 계산하는데 형식은 다르지만 내용은 동일한 수학적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보통의 우연이 아니다. 무언가 있다.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이 사실을 다시 한 번 음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두 사람이 형식은 다르지만 내용은 동일한 수학공식을 사용했다. 그리고 그 혼란하고 변덕스러운 월가에서 단순히 살아남는 것을 넘어서 최고의 성과를 내었다.” 확실히 무언가가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은 모두 ‘PER’, ‘예상 EPS성장률(증가율)’ 및 ‘예상 배당수익률’ 세 변수를 가지고 주식의 매수가격을 계산하였다.* 일반적으로 주식의 매수가격은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주당 매수가격=주당 기업의 내재가치-주당 안전마진

 

여기서 ‘주당 기업의 내재가치’를 구하는 것이 간단치가 않다. 그런데 위 두 사람은 이런 복잡한 계산 없이 바로 주식의 매수가격을 계산해서 사용하였다. 존 네프는 투자 종목을 결정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총수익률을 최초 PER로 나누는 단순한 계산법을 사용했다.** 총수익률이 PER의 두 배가 넘으면 매수해도 좋은 저평가된 주식으로 보았다. 이를 공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총수익률PER배수=총수익률/PER=(예상 EPS성장률+예상 배당수익률)/PER > 2

 

예컨대, 예상 EPS성장률 12.0%, 예상 배당수익률 3.5%, PER 6배인 주식의 경우에 총수익률PER배수는 다음과 같다.

 

총수익률PER배수=(12.0+3.5)/6=2.6

 

총수익률PER배수 2.6은 2보다 크기 때문에(총수익률이 PER의 두 배보다 크다. 실제로는 PER보다 2배 이상의 속도로 기업의 이익률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미이다. 기업이 장사를 잘해서 돈을 마구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이런 기업은 주가가 올라가지 않고는 못 배긴다. 결국 주가가 올라가게 된다.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을까), 매수하기에 적절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으므로 이 주식은 매수 대상으로 고려될 수 있다.

 

피터 린치는 주식을 분석할 때 PEG를 사용했다. PEG(Price to Earnings Growth 또는 Price/Earnings to Growth)는 ‘PER/예상 EPS성장률’로 계산하며, ‘페그’라고 읽고 ‘주가수익성장비율’이라고 부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PER이 성장률의 절반이라면 매우 유망하며 성장률의 두 배라면 매우 불리하다. 나는 펀드에 편입할 종목을 분석할 때 항상 이 기준을 사용한다.” 이것은 피터 린치가 그의 책 「One Up On Wall Street: How To Use What You Already Know To Make Money In The Market」에서 직접 고백한 말이다.***

 

그러나 후에 그는 PEG 계산에서 배당금도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배당수익률을 포함시켜 PEG를 수정한 지표가 PEGY이다. PEGY는 PER을 예상 EPS성장률과 배당수익률의 합으로 나눈 비율이다.**** PEGY가 0.5이하이면 매력적인 매수 대상으로 보았다. 이를 공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PEGY=PER/(예상 EPS성장률+예상 배당수익률) < 0.5</p>

 

예컨대, 위와 동일한 사례에서 예상 EPS성장률 12.0%, 예상 배당수익률 3.5%, PER 6배인 주식의 경우에 PEGY는 다음과 같다.

 

PEGY=6/(12.0+3.5)=0.38

 

PEGY 0.38은 0.5보다 작기 때문에(PER이 총수익률의 절반보다 작다. 실제로는 PER이 기업의 이익률이 증가되는 속도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미이다. 기업이 장사를 잘해서 돈을 마구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이 기업의 주가는 엄청 싸다는 것이다. 주가가 오를 것이 뻔하게 보인다.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을까), 매수하기에 적절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으므로 이 주식은 매수 대상으로 고려될 수 있다. 피터 린치는 PEGY가 0.33 정도 되면 ‘끝내주게 좋은 회사’라고 본다.


자료: 「One Up On Wall Street: How To Use What You Already Know To Make Money In The Market」 2nd edition (April 3, 2000)
https://www.amazon.com/One-Up-Wall-Street-Already/dp/0743200403/ref=sr_1_1?s=books&ie=UTF8&qid=1544568985&sr=1-1&keywords=peter+lynch (2018.12.12. 검색) 이 책은 국일증권경제연구소에서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으로 번역 출판되었다.

놀라운 것은 존 네프는 ‘총수익률PER배수’를 사용하고, 피터 린치는 ‘PEGY’를 사용하지만 수학적으로 보면 두 사람은 실제로 동일한 기준을 매수가격 판단에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의 사례에서 두 수는 역수 관계에 있다. 1/2.6 = 0.38. 즉, 동일한 기준을 가지고 다른 관점에서 계산을 하여 얻은 값을 매수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이 사용한 공식에서 사용되는 변수들이(그 중에서 특히 예상 EPS성장률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일반 투자자들이 이해하고 계산할 수 있으면, 누구든지 좋은 값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가치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가치를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수학을 사용하게 된다. 존 네프는 가치투자의 정통 계승자 시드니 로빈스(Sidney Robbins) 교수로부터 주식을 배웠고, 피터 린치는 수학 교수의 아들이다. 수학에 조금만 흥미를 가지면 주식투자가 재미있게 될 것이다.


[주석] 

* 여기서 PER(Price-Earning Ratio)은 ‘주가/주당순이익(EPS)’으로 계산하며, ‘주가수익비율’이라고 한다. 필자는 ‘주가수익배수’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EPS(Earning Per Share)는 당기순이익에서 우선주 배당금을 차감한 보통주 당기순이익을 보통주 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예상 EPS성장률’은 연평균복합성장률로 계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향후 1년, 3 내지 5년간의 EPS성장률을 사용해도 된다. 이것을 정확하게 예측하면 대체로 정확한 매수가격을 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배당수익률은 ‘(주당배당금/주가)×100(%)’로 계산한다. 여기서는 ‘예상 배당수익률’을 사용해야 하므로 ‘추정’ 배당수익률을 구하여 사용해야 한다. 기업이 매년 배당금을 동일하게 주는 경향이 있으면 주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추정 배당수익률은 줄어들게 된다.

 

**존 네프·S.L. 민츠(Mintz) 저, 김광수 역, 「가치투자, 주식황제 존 네프처럼 투자하라」, 시대의창, 2017, 139-140면. ‘총수익률’은 금융가에서 매우 다양하게 정의되며, 사용하는 문맥이나 상황에 따라 매우 다르다. 따라서 총수익률 개념을 읽을 때는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여 이해해야 한다. 여기서 총수익률은 ‘예상 EPS성장률+예상 배당수익률’로 계산한다. 윈저에서는 ‘총수익률’을 미래의 성장 추정치, 즉 수익성장률과 배당수익률의 합계라는 의미로 사용하였으며, 이것을 투자종목을 선정할 때 실질적인 기준으로 삼았다. 위의 책, 139면. 또 여기서 '최초 PER’이라는 번역이 다소 애매하여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기 어려우나 여기서는 ‘최근 PER’로 이해하고 ‘현재가/과거이익(최근 4개 분기 이익의 합)’으로 계산한 것으로 추론한다.

 

*** 피터 린치·존 로스차일드(John Rothchild) 저, 이건 역,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국일증권경제연구소, 2015, 314면. 그러나 피터 린치는 ‘PER이 성장률의 절반’이라고만 언급할 뿐 구체적으로 이 변수들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언급하고 있지 않아서 독자들을 고민에 빠지게 하고 있다. 이후 여러 사람들이 여기에 사용되는 PER과 성장률에 대하여 나름대로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저마다 계산법이 약간씩 다르다. 필자는 피터 린치가 3-5년의 장기(예상)성장률을 사용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왜냐하면 2000년도에 출판된 위의 책(영어 원본, 피터 린치 저) 제2판에서 그는 ‘장기성장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존 네프가 사용한 총수익률PER배수를 구하는 방법으로 ‘이익성장률’을 구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의 책(이건 역), 315면 참조.

 

****존 프라이스(John Price) 저, 김상우 역, 「워렌버핏처럼 가치평가 활용하는 법」, 부크온, 2014, 196-197면. PEGY(Price/Earnings to Growth and Dividend Yield)는 ‘페기 peggy’로 읽는다.


자료: 「The Conscious Investor : Profiting from the Timeless Value Approach」 1st edition (October 26, 2010)
https://www.amazon.com/Conscious-Investor-Profiting-Timeless-Approach-ebook/dp/B00452V4S6/ref=sr_1_1?s=books&ie=UTF8&qid=1544570091&sr=1-1&keywords=john+price+the+conscious (2018.12.12. 검색)
이 책은 부크온에서 「워렌 버핏처럼 가치평가 활용하는 법」으로 번역 출판되었다. 이 책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주식가치 평가법이 수학자의 눈으로 분석되어 있다. 그러나 존 프라이스는 수학공식으로 한 계산이면 무엇이든 정확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에 대하여 경고한다. 특히 주식의 내재가치를 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인 현금흐름할인모형(이른바 DCF Model)과 배당할인모형은 그 핵심 가정들을 검증할 수 없기 때문에 전혀 과학적이지도 않다는 주장을 서슴지 않고 하고 있다. 위의 책(김상우 역), 18면 참조.

 

Ⓒ저작권은 저자에게 있습니다. 출처를 표시하면 언제든지 인용할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주간 뉴스 클리핑] 부동산사회 [부동산]- 재무구조 개선 태영건설 윤세영등 임원22명 감축- 전세사기 피해금, 올해 더 늘었다…작년 4.3조, 올해는 벌써 1.4조 떼여- 서울 아파트값 4주 연속 상승…경기는 다시 하락 전환 [사회]- 임대차 미신고 과태료 1년 더 유예- 장애인단체 지하철 시위…4호선 혜화역 약 1시간 무정차 통과- "어찌 되든 빨리 결정을"…오락가.
  2. DSR, 비철금속주 고ROE+저PER+저PBR 1위 DSR(대표이사 홍석빈. 155660)이 4월 비철금속주 고ROE+저PER+저PBR 1위를 기록했다.버핏연구소 조사 결과 DSR은 비철금속주에서 고ROE+저PER+저PBR 1위를 차지했으며, 풍산홀딩스(005810), 황금에스티(032560), 태경비케이(014580)가 뒤를 이었다.DSR은 지난해 매출액 2911억원, 영업이익 24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매출액은 20.79% 증가, 영업이익은 32.12% 감소...
  3. [윤진기 명예교수의 경제와 숫자 이야기] 니콜라스 다비스 투자 이야기의 함정 니콜라스 다비스(Nicolas Darvas, 1920-1977)는 헝가리 출신의 무용가인데, 주식투자를 해서 짧은 기간에 200만불을 넘게 벌었다. 그의 투자 이야기는 그의 책 《나는 주식투자로 250만불을 벌었다》에 잘 소개되어 있다. [1]니콜라스 다비스는 주식투자를 하면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 끝에 ‘박스이론’(Box Theory)을 만들어냈다. 그것은 주가가 일정한 .
  4. 제이엠티, 디스플레이장비및부품주 저PER 1위... 4.55 제이엠티(대표이사 정수연. 094970)가 5월 디스플레이장비및부품주 저PER 1위를 기록했다.버핏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이엠티는 5월 디스플레이장비및부품주에서 PER 4.55배로 가장 낮았다. 이어 한국컴퓨터(054040)(4.7), 인지디스플레(037330)(5.23), 톱텍(108230)(5.45)가 뒤를 이었다.제이엠티는 지난해 매출액 1227억원, 영업이익 148억원을 기록하며...
  5. [버핏 리포트] 고려아연, 신사업 성과가 주가 상승 Key-신한 신한투자증권이 8일 고려아연(010130)에 대해 신사업 부문 성과 및 최근 이어지고 있는 금속 가격 상승 랠리를 통해 중장기적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며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60만원으로 평가 유지했다. 고려아연의 전일 종가는 47만3000원이다.고려아연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845억원(YoY +26.54%)이다. 연(납) 판매량이...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