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워렌 버핏의 전설이 깨지는 날{?)
  • 이민주
  • 등록 2016-03-17 21:59:20
  • 수정 2024-02-04 19:48:02
  • 목록 바로가기목록으로
  • 링크복사
  • 댓글
  • 인쇄
  • 폰트 키우기 폰트 줄이기

기사수정
[이민주 버핏연구소장] 한국신용평가정보(KISLINE) 홈페이지(www.kisline.com)에  「워렌 버핏도 즐겨찾는 곳」이라는 카피가 내걸린 적이 있었습니다(아래 사진 참조).


21



워렌 버핏은 2007년 방한 기자회견에서 이 사이트의 스펠링까지 정확하게 밝히면서 한국 주식 시장의 정보를 이 곳에서 얻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한국 주식을 검토하던 4년전쯤(2003년)에 주로 정보를 수집했다』고 말했습니다. 워렌 버핏이 어디서 한국 기업에 관련된 정보를 얻었는지가 궁금증을 불러 일으켜왔는데, 그의 정보 소스 한 곳이 밝혀진 셈입니다.

저도 이게 궁금해서 2007년 5월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더웨이 주주총회에서 워렌 버핏에게 직접 이 질문을 던졌습니다.(저의 졸저 <워렌 버핏, 한국의 가치투자를 말하다>에 나와 있습니다).


『대한제분에 관련된 정보와 기업 자료는 어디서 정보를 구했나요?』


그랬더니 워렌 버핏은 "시티뱅크Citi Bank에서 나온 한국 기업 소개 책자에 나온 종목들을 하나씩 분석해나갔는데, 대한제분이 먀음에 들었다"고 대답했습니다.


제가 『시티뱅크에서 발간한 책자라는게 뭔가요?』라고 되물었더니 손가락으로 두툼한 책이라는 표시를 하면서 『조금 두꺼운 책자인데 한국 기업의 재무정보가 나와있다』고 설명해주었습니다. 시티뱅크에서 발간하는 책자는 경제신문이나 증권사에서 해마다 발간하는 기업정보편람과 별다른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영문으로 돼 있습니다.


워렌 버핏은 이때 제 표정을 살피는 눈치였는데 아마도 시중에서 너무나 쉽게 구할 수 있는 그런 자료를 참고했다고 대답해서 제가 실망하지 않았나 걱정하는 듯한 눈치였습니다. (직접 만나본 워렌 버핏은 솔직하고 꾸밈이 없는 인물이었습니다. 주주 총회 기간 내내 똑같은 청색 양복 차림이었고 주주들의 어떤 질문에든 성심성의껏 대답해주었습니다)  


제가 직접 보고 들은 것과 이런저런 정보를 종합해보면 워렌 버핏이 투자를 위해 참고하는 자료는 시중에 공개된 것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한가지 의문과 궁금증이 생깁니다. 워렌 버핏이 얻는 정보와 일반 투자자들이 얻는 정보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데, 투자 수익률에는 왜 그런 어마어마한 차이가 생기느냐는 겁니다.


그를 둘러싼 풍경들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하고, 평범하고, 조용한 그런 것들입니다. 대표적인 게 그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버크셔 해더웨이 사무실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는 해마다 이벤트의 하나로 버크셔 해더웨이를 소개하는 영화가 상영되는데  - 워렌 버핏의 딸 수지가 제작했습니다 - 버크셔 해더웨이 사무실에서 버핏이 일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영화를 보면 워렌 버핏이 버크셔 해더웨이 사무실의 목재 책상 의자에 앉아 다리를 뻗고 이런 저런 책들을 뒤적이는 모습이 나옵니다. 영화에 나오는 사무실 내부 풍경을 보면 조용하고 단촐한 시골 도서관의 분위기가 풍깁니다. 컴퓨터에서 쉴새 없이 자료를 쏟아내고 사람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월스트리트의 그런 사무실과는 거리가 멉니다.  
도대체 뭐가 다른걸까요.


22


그의 소박한 거처, 단조로운 먹거리, 평범한 입을 거리는 오히려 그를 신비화하는 장치물로 보입니다.


여기에서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하고, 그가 절대 밝히지 않는 비밀스럽고 고급스러운 정보가 있다든가 하는 말들이 나옵니다. 또, 시중의 서점에 들러 보면 워렌 버핏에 관한 정말로 많은 책들이 나와있고, 이 책들을 뒤적여 보면 인지 범위Circle of competence, 인내심과 장기적 관점, 복리의 마법, 원칙 지키기 등이 성공의 비결로 설명돼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연구가 행해졌음에도 워렌 버핏이 50여년에 걸쳐 이룩한 수익률을 뛰어넘는 기록이 아직까지 나오지 못하는 것을 보면 신비롭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피터 린치는 버핏의 수익률을 넘었지만 기간이 13년입니다). 워렌 버핏의 자서전이 나온다고도 하는데, 그렇더라도 비밀은 여전히 풀리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워렌 버핏의 수익률을 뛰어넘는 누군가가 바로 이 비밀을 푸는 사람일 것입니다.

hankook66@naver.com
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주식투자 조기교육 필요할까? 이상하게도 한국에서 ‘주식투자’는 공공연한 금기어가 되어 있다. 주위 사람들에게 자식들에게 주식투자 공부를 시키자고 하면 대부분 집안 망한다고 손사래를 친다. 눈치없이 자꾸 이야기를 하면 기피인물이 되어 연락조차 뜸해진다. 대학에서 정식으로 주식투자 공부 좀 가르치자고 하면 대체로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객장에 앉...
  2. [버핏 리포트]삼성SDI, 완성차社 폼팩터 다각화 & 사업부 매각 통한 이익률 개선에 주목-대신 대신증권이 11일 삼성SDI(006400)에 대해 소형전지에서의 부진은 중대형 전지에서 일부 상쇄될 전망이며 편광필름 사업부 매각에 따른 영업 이익률 개선과 완성차 업체의 폼팩터 확장 계획에 주목해야 한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54만원을 유지했다. 삼성SDI의 전일 종가는 36만9500원이다.최태용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3..
  3. [버핏 리포트] CJ제일제당, 고수익 제품 비중 확대로 수익성 개선 기대-신한투자 신한투자증권이 11일 CJ제일제당(097950)에 대해 상반기 급격한 주가 상승 후 조정 국면이나 이를 적극적인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고, 4분기에는 주요 플랫폼 거래 재개에 따른 국내 가공식품 판매량 회복 전환이 예상된다며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했고, 목표 주가는 기존 46만원을 유지했다. CJ제일제당의 전일 종가는 28만7000원이...
  4. 서희건설, 건설주 저PER 1위... 2.6배 서희건설(대표이사 김팔수 김원철. 035890)이 10월 건설주 저PER 1위를 기록했다.버핏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10월 건설주 PER 2.6배로 가장 낮았다. 이어 세보엠이씨(011560)(2.7), 금화피에스시(036190)(3.5), 국보디자인(066620)(3.69)가 뒤를 이었다.서희건설은 지난 2분기 매출액 4076억원, 영업이익 63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
  5. [버핏 리포트] 카카오, 3Q 실적 하회 예상...콘텐츠 사업 부진에 리소스 집중 필요 -하나 하나증권이 11일 카카오(035720)에 대해 올해 본업 외 자회사 실적 부진 및 대외적 리스크로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본업 성장과 AI 서비스 가능성이 기대된다며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6만원을 유지했다. 카카오의 전일 종가는 3만7350원이다.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 2조154억.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