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지난 31일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KB금융은 시장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1조원대 초반의 응찰가를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각 대상은 현대상선 등이 보유한 22.56%의 현대증권 지분이다. KB금융지주는 1조원대 가격을 써내며 경쟁사인 한국금융지주와 홍콩계 사모펀드 액티스를 제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KB금융과 한국금융 모두 1조 원 초반을 써냈고 가격 차이는 수백억 원 이내로 근소했다』며 『KB금융이 순유입액 기준 가장 높은 가격을 냈다』고 설명했다.
KB금융 내 KB투자증권은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자기자본 3조9016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미래에셋대우증권, NH투자증권에 이어 3위 증권사로 거듭나게 된다. 증권사 가운데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올 만한 기업이 당분간 없기 때문에 KB투자증권은 3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지난 2013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및 지난해 KDB대우증권 인수전에서 밀리면서 아쉬움을 삭혔다. 사실상 마지막 남은 증권꼐의 대어인 현대증권에 올인한다는 마음을로 인수전에 참가했다.
KB금융은 증권사 인수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 계열사 중 은행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리딩금융그룹의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목표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상위권 보험사와 저축은행, 증권사 등을 구축할 수 있게 되면서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리딩 금융 그룹으로 도약할 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또 윤 회장은 『증권부문 강화와 시너지 효과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상선이 현대증권 매각가가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알려지면서 기대가 모아진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22.43%)의 가치를 6,500억~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예상액의 2배 정도인 1조 1,000억~1조 2,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지분을 담보로 대출받은 금액을 상환하고도 6000억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대증권 매각 대금 전액은 산업은행과의 협의 하에 현대상선의 운영자금으로 우선 활용할 계획』이라며 『자구안 완료 후 사업 정상화와 재무구조 안정화에 크게 기여하게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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