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하면서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정치 테마주」의 주가 변동이, 장기적으로는 여소야대 국면이 접어들면서 레임덕으로 인한 정부 정책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오전 김무성·오세훈 테마주는 주가가 많이 하락한 반면 안철수·문재인 테마주는 주가가 상승하며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김무성·오세훈 테마주는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대표적인 김무성 테마주는 전방과 엔케이다. 오전 10시 30분 현재 전방은 8,700원(16.73%) 하락한 43,3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엔케이는 1,140원(17.62%) 하락한 5,3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방은 김무성 부친이 창업자로, 김무성의 형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기업이다. 엔케이의 회장은 김무성과 사돈관계로 김무성 테마주에 속했다.
또 체시스의 대표이사가 김무성과 중동고, 한양대 동문으로 알려져 있고, 김무성 모친이 조선일보 사장의 고모라는 설이 돌고 있는 디지틀조선도 김무성 테마주에 속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있다. 체시스는 17.61% 하락한 2,175원에 거래되고 있고, 디지틀조선도 17.74% 하락한 3,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밖에도 유유제약은 6.07%로 하락했다.
이는 새누리당이 이번 20대 총선에서 원내 제1당의 자리마저 더불어민주당에 내주자 당 대표인 김무성 테마에 대한 인기가 급속도로 식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당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테마주는 더 심각한 편이다. 진양화학과 진양산업, 우성아이비, 누리플랜 등이 오세훈 테마주에 속하는데, 모두 하한가 근처 수준까지 급락했다. 14일 오전 10시 30분 기준으로 진양화학은 29.85%, 진양산업 27.79%, 우성아이비 27.97%, 26.99% 하락했다. 한때 대선주자로 거론되면서 오세훈 테마주가 증시에서 인기를 끌었으나,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하면서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에 반해 안철수와 문재인 테마주는 장초반 강세를 보였다가, 지금은 안정을 찾고 있다. 실제로 대표 안철수 테마주인 안랩, 써니전자 등은 현재 6~9% 가량 급등했었다. 문재인 테마주인 우리들휴브레인, 뉴보텍, 바른손 등도 각각 2~4%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국내 증시가 1%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는 높은 수준의 상승폭이다.
또한 이번 총선 결과로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된다. 여소야대 국면이 만들어지면서 레임덕 등에 따른 주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정치권의 영향이 증시로 이전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이번 총선의 경우 여당과 야당의 경제 정책에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총선 결과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총선이 주식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뚜렷한 방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어느 때보다 대내외 변수로 증시 변동성이 큰 만큼 그밖에 재료들을 보다 꼼꼼하게 보는 게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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