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어린이날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어린이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엔젤산업」이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엔젤산업이란 영유아 및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어린이 관련 산업을 총칭하는 말이다. 가계 총지출에서 수업료, 과외 교습비, 장난감 구입비, 용돈 등을 포함한 자녀 교육비와 보육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인 「엔젤계수」에서 유래된 말이다.
2002년 8조원대였던 엔젤산업의 시장 규모는 올해 39조원 정도로 성장했다. 연평균 13%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어린이 전용 교육, 문화, 식음료, 패션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고 있으며, 저출산 시대가 지속되면서 한 명 혹은 두 명의 자녀에게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사회적인 현상까지 생기면서 이 분야의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곧 부모뿐만 아니라 조부모, 삼촌, 이모까지 아이를 위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 현상을 뜻하는 「식스포켓」이라는 현상이 생겼다. 식스포켓 현상으로 인해 아이를 위한 특화된 제품 및 서비스 시장과 교육 관련 시장이 커지고, 경기가 나빠져도 아이를 위한 소비는 줄어들지 않는 일들이 생겨났다.
국내 업체들은 한국 유아·아동 시장의 성장 정체를 피하기 위해 해외 시장 개척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으로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시도 하고 있다. 최근 한 자녀 정책을 고수하던 중국이 「두 자녀 정책」을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유아·아동 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한국 유아·아동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과거 의류, 완구 등에 한정되어 있던 엔젤 산업은 점차 영역이 확대되면서 애니메이션 IT, 금융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또한 어린이 전용 백화점, 전용 미용실, 전용 치과 등도 엔젤 산업의 영향으로 생겼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이 엔젤산업을 잡기 위해 사업영역을 확대한 기업들이 늘고 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인 「터닝메카드」를 판매하는 완구업체 손오공 주가는 지난 1년간 65.63% 오른 6,940원(오후 1시 30분 기준)에 거래되고 있다. 터닝메카드는 지난해 주요 대형마트 완구 판매 1위를 기록하면서 품귀현상까지 일어났다. 그로 인해 손오공은 지난해 매출액이 1,25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으로 보였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교육업계에서는 웅진씽크빅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234억원으로 전년 보다 30% 신장했다. 학습지 산업 전체가 침체된 상황을 디지털 콘텐츠를 이용하는 회원제 독서 서비스로 이겨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유아·아동 관련 산업도 두 자리수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보령메디앙스는 국내 매출 비율이 높지만 2006년 진출한 중국 법인이 2013년 이후 매년 100%씩 성장 중이다. 특히 보령메디앙스는 중국 유아·아동 용품 시장에서 「B&B」라는 브랜드로 인지도를 잘 쌓아가고 있고 2016년 하반기부터 중국에서 유아용 스킨 케어 브랜드인 닥터아토를 출시할 예정이다.
35년의 업력과 7만여 종에 달하는 캐릭터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는 오로라도 엔젤산업에 속하는 기업이다. 기존 캐릭터 완구의 안정적인 성장과 함께 「유후와 친구들」, 「큐비쥬」 등의 캐릭터들이 좋은 반응을 얻어 글로벌 캐릭터 라이선스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아가방앤컴퍼니는 1979년 설립된 유아 의류 및 용품 전문 업체다. 아가방·디어베이비·엘르 등의 유아용 의류가 핵심이다. 아가방앤컴퍼니는 2014년 11월 중국 랑시그룹이 최대 주주에 오르며 중국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밖에도 54년 업력의 종합 출판 기업인 삼성출판사와 제로투세븐, 매일유업 등이 엔젤산업에 속해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엔젤 산업은 저출산으로 인한 아동 인구의 감소, 그리고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번창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심해 질 것으로 예측되는 저출산과 그로 인해 요구되는 아이에 대한 질 높은 재화와 서비스. 사회의 모습이 변화되듯 산업 역시 그에 맞게 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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