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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외국인 입맛 잡았다...글로벌 'K-푸드' 퀀텀점프
  • 이지윤 기자
  • 등록 2022-08-18 16:3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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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연구소=이지윤 기자] 

"먹거리를 먹으면서 눈물 흘려보기는 처음이네요." 

"난, 도저히 더 이상 못 먹겠어요."

영국 젊은이들이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을 시식하면서의 느낌과 평가를 동영상으로 보여준 ‘Fire noodle challenge’에 나오는 장면들이다. 유튜브 조회수 1500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나오는 영국인들은 한결같이 처음에는 불닭볶음면에 손사래를 치지만 마지막에는 이렇게 말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또 먹어보고 싶네요."

불닭볶음면의 '화끈한 매운 맛'에 중독된 것이다. 

삼양식품(003230)이 불닭볶음면으로 외국인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글로벌 K-푸드 기업'으로 퀀텀점프하고  있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해도 정부 가격 규제에 낮은 수익성을 보이는 내수 기업이었지만 이제는 수출 비중이 60%에 달하는 글로벌 우량 기업으로 퀀텀점프하고 있다.

유튜브 'Fire noodle challenge'에서 영국 고교생들이 불닭복음면을 시식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수출 비중 60%, 내수기업→글로벌 K-푸드 기업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액 6420억원, 영업이익 654억원, 당기순이익 56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두자리수(10.18%)에 달한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7890억원으로 전년비 22.89% 증가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2025년이면 이 회사의 매출액이 1조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4585억원(2017년)→4694억원(2018년)→5436억원(2019년)→6485억원(2020년)→6420억원(2021년)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영업이익도 433억원(2017년)→552억원(2018년)→783억원(2019년)→953억원(2020년)→654억원으로 해마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삼양식품 최근 5년 실적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눈여겨볼 부분은 수출 비중이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수출 비중은 60%에 달한다. 수출 기업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수출액을 살펴보면 2017년 1억달러(약 1300억원), 2018년 2억달러에 이어 2020년 3억달러를 달성했고 올해는 4억달러(약 52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양식품 매출액 비중. 2021년 기준. [자료=대신증권]

실적이 개선되면서 주가도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주가는 실적 발표가 나온 지난 8일 11만4000원을 찍으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는 소식과 함께 주가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던 곡물 가격 하락으로 원가 부담이 줄었다는 소식이 작용한 덕분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은 3억8340만달러(약 5000억원)로 지난해 상반기(3억 1969만달러)보다 19.9% 증가했다. 

삼양식품은 타 라면 기업과는 달리 현지 생산없이 전량 수출 형태로 해외 매출이 발생하고 있어 달러화 강세에 따른 수혜를 입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도 올해 견조한 실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양식품의 최근 1년 주가 추이. [그래프=네이버증권] 

◆불닭볶음면 '한방'에 외국인 입맛 사로잡아 

삼양식품의 이같은 성과의 뒤안길에는 시행착오와 좌절, 도전이 있다. 

삼양식품은 1963년 9월 한국인에게 국내 최초의 라면 '삼양라면'을 선보인 '원조 라면 기업'이다. 전중윤(1919~2014) 창업주가 배고픔에 시달리는 한국인들에게 제공할 저렴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찾다 일본에서 라면 제조법을 배워 시장에 내놓았다. 이후 삼양식품은 라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1980년대에 이미 매출액 500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그런데 1989년 11월 '공업용 우지파동'을 겪으며 사세가 급격히 위축됐다. 그 해 11월 검찰이 삼양식품을 비롯한 5개 라면회사의 라면에 '공업용 우지(쇠고기 기름)'가 사용됐다며 대표와 책임자를 구속하면서 비롯된 사건이다. 최종적으로 무죄 판정을 받았지만 삼양식품은 부도위기에 내몰리고 오너가 한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위기를 겪었다.  

삼양식품을 위기에 구원한 것은 불닭볶음면이다. 외식업체 호면당을 인수해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맛을 연구한 끝에 2012년 4월 승부수를 던졌다.   

불닭볶음면. [사진=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이 처음 나왔을 때 시장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사람이 받아들일 수 없는 매운 맛’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그렇지만 '매운 맛'의 중독성은 곧바로 위력을 발휘했다. 한번 매운 맛에 길들인 소비자들이 불닭볶음면을 반복구매하기 시작했고 불닭볶음면이 '화끈하게 매운 복음면'이다보니 대체제를 찾기 어려웠다. 

 

글로벌 시장 반응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불닭볶음면을 먹고, 리액션을 찍는 ‘매운 맛 챌린지’ 영상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해외 소비자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판매량이 급증했다.  

.

◆선택과 집중 전략... '호치' 마케팅으로 인기 캐릭터 만들어

현재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사업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포기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5월 해외 수출을 중점으로 신설한 밀양공장을 가동시켰고 이로 인해 연간 최대 6억개의 라면을 추가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기존 12억개를 생산하던 상황에서 50%이상을 더욱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양식품은 현재 미국, 중국, 일본에 해외법인이 있고 올해 초 미국과 중국 법인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해외 법인을 세움으로써 해외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해외 수출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이 담겨져 있다. 

'불닭 맛'을 기본으로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불닭짬뽕, 짜장불닭볶음면, 핵불닭볶음면, 크림까르보불닭볶음면, 치즈불닭볶음면, 로제불닭볶음면 등 10여 종이 넘는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새로운 상품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불닭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닭 캐릭터 '호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입에서 불을 뿜는 호치는 그 자체로 인기 캐릭터가 됐다. 불닭볶음면의 트레이드마크인 캐릭터 '호치'를 메인으로 넹, 묘찌라는 서브 캐릭터를 만들며 캐릭터 세계관을 구축했다. 지난해 말 유튜브 채널에 삼양라면 오리지널 뮤지컬 영상을 올려 조회수 1000만 이상을 기록했다. 

삼양식품 인기 캐릭터. 왼쪽부터 넹, 호치, 묘찌. [이미지=삼양식품] 

반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유제품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있다. 지난 2월 대관령 우유, 삼양우유 등을 생산하던 강원도 원주 문막공장이 문을 닫았다. 

현재까지의 성과는 양호한 편이다. 수출 대상 국가가 기존 중국, 동남아 시장 중심에서 미주, 중동, 유럽 등 아시아 이외 시장으로 늘고 있다. 또 할랄 인증을 통한 무슬림 공략하고, 미국 히스패닉인을 타깃으로 한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 등 현지 맞춤형 제품들을 판매하고, 불닭소스 등을 새로 출시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이 글로벌 K-푸드 기업으로 퀀텀점프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유정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중국, 미주향 수출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 68% 성장하고 인도네시아, 태국 등 기타 국가로의 수출 금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8% 성장하며 지역별 고른 고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출국 및 불닭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과 함께 환율효과에 힘입어 올해 2분기에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해외 시장 확대에 집중하면서 수익성 확보에도 힘써 내실있는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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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230: 삼양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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