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 박영훈. 2022년 9월 20일.
[버핏연구소=김미래 기자] ◆러시아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 적용 후 더 상승할 전망
최근 VLCC(초대형유조선) 운임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유조선을 이용한 러시아의 원유 수출량이 지난해 8월 1069만톤에서 2022년 8월 1379만톤으로 29% 증가했기 때문이다. 물량도 물량이지만 수출 지역의 변화 역시 운임비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달 러시아의 유럽향 원유 수출량은 YoY -26% 감소했지만 중국∙인도 등 유럽 외 지역으로의 수출량은 93% 증가했는데, 이들 지역의 항로는 기본적으로 길다. 러시아 프리모스크 항구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까지는 12노트의 속도로 5일이면 도달하지만 인도 뭄바이까지는 30일이 걸린다. 상해까지는 47일이 걸리니 유럽 외 지역에 대한 러시아 원유 수출이 증가할수록 가용 가능한 VLCC 유조선의 숫자가 감소하고 운임비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 이 상황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달 첫째 주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일간 기준 166만배럴이었는데, 지난해 12월 5일부터 적용되는 가격 상한제로 인해 이 물량은 “0”이될 가능성이 크다. 유럽이 이 물량의 대체를 위해 사우디에서 원유를 수입할 경우 사우디 주바일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까지는 26일이 소요된다. 러시아 역시 인도∙중국 등지로 수출량을 증가시키면 유조선 공급 부족으로 인한 운임비 상승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 될 것이다. 내년 2월 5일부터는 러시아 석유제품에 대한 제재도 시행되는데, 근거리에서 장거리로의 수출량 증대로 PC(Product Carrier)선 역시 유사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효과적으로 작동할 경우 원유 공급량 감소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겨울철을 앞두고 천연가스 가격의 1/4 수준인 난방유 수요 증가는 유가 강세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독일에서 ‘장작’의 구글 검색어가 급증하는 현상은 이런 위기 의식의 단면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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