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오의림. 2022년 9월 30일.
[버핏연구소=박상혁 기자] ◆대형 제약사들의 숨 고르기
지속되는 금리인상 기조와 함께 악화된 센티멘트로 KRX(한국거래소) 헬스케어 지수 또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M&A(인수합병) 동향은 기업들의 현재 관심사와 미래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요소다. 하락장에 진행되는 M&A를 통해 자금의 흐름을 확인해보고자 한다. 연간 M&A 추이를 보면 지난 2020년, 2021년의 계약 건수는 2019년에 비해 각각 10%, 5% 증가했으나, 총 계약 금액은 53%나 감소해 2018년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계약 당 평균 금액이 하락한 것으로, 상대적으로 저평가 된 기업 위주로 계약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계약 건수와 금액 모두 하락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다양한 매크로 이슈에 대비하여 체력 보존과 인수 고려 대상 기업의 추가적인 가치 하락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M&A 여부는 결국 수요에 의해 결정
기업간의 M&A는 인수 기업의 수요에 따라 계약이 진행되므로 특별한 경향성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피인수 기업의 기술 수준 역시 계약의 주요 변수다. 임상 결과 발표는 기업의 기술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즉, 혁신적인 신약 개발 가능성이 확인되면 관련한 M&A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지난 2020년 5월 로슈의 TIGIT(T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면역 관문 중 하나) 억제제 Tiragolumab(티라고루맙)의 긍정적 임상 2상 결과가 발표되었다. 기존에 연구되지 않던 항암 표적이고,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이후 BMS, GSK 등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연달아 TIGIT 억제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한 바 있다.
◆뇌 질환 관련 M&A 가능성 높음
M&A가 가장 활발한 분야는 암 치료제다. 하지만 이미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혁신 치료제가 나타나기 어렵다. 뇌 신경계 질환은 현재까지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음에도 암에 이어 두번째 M&A 규모를 가진다. 총 계약 금액은 약 2400억달러 수준이다. 따라서 혁신 치료제가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7일 Eisai와 Biogen이 공동 개발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Lecanemab의 긍정적 임상 3상 결과가 발표되었다.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 저하를 27% 늦췄으며, 인지 기능 평가 점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이미 지난해 6월 혁신신약으로 지정되어 내년 1월 시판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향후 관련된 기술을 중심으로 M&A 및 라이센스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한다. 관련 국내 기업으로는 에이비엘바이오, 셀리버리 등이 있다.
[관심종목]
268600: 셀리버리, 298380: 에이비엘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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