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최근 저성장·저금리 기조의 경제 패러다임이 지속되고 국내시장에서 유사한 수익구조, 쏠림현상 등 제로섬(Zero-sum) 경쟁 양상으로 수익창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국내 은행들은 앞다퉈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이에 세계 100대 은행에 국내 은행 6곳이 선정됐다.
국내 은행들은 2001년 이후 15년간 해외에서 매년 흑자를 내며 58억 9,000만달러(약 7조 1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까지 국내 은행이 해외에서 거둔 순이익은 전체 은행권 순이익의 5%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2011년에 해외 순이익 비중은 7.3%로 높아졌고 2012년에 8.8%를 거쳐 2013년에는 12.5%로 10%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19.4%로 20%에 육박했다.
은행권은 2000년 초반까지는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에 국한해 영업한 만큼 벌어들이는 수입도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M&A(인수·합병)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빠르게 현지 영업기반을 확대하면서 수익을 늘리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주춤했던 은행 해외 점포수도 2010년 128개에서 지난해말 167개로 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성장 잠재력이 높고 금융 노하우 전수가 용이한 아시아에만 112개가 몰려있다.
이런 해외에서의 실적이 나오면서 세계 100대 은행에 국내 은행 6곳이 선정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국제은행 통계사이트 뱅크스코프를 분석한 결과 세계 100대 은행에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 우리은행, 농협, 기업은행 등 6곳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50위권 내 진입한 은행이 단 한 군데도 없어 자본 확충과 리스크 관리 등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역시 『국내 은행의 적극적인 해외진출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은행이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초국적화지수가 지난해 기준 6.9%로 세계 주요은행(30%)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은행이 해외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고객, 현지 감독당국과의 신뢰관계 구축 등 현지화 전략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특히 국내은행의 강점인 모바일뱅킹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국내 금융권은 앞으로 글로벌 사업을 더욱 강화해 해외에서 성장 기회를 찾을 전망이다. 신한금융그룹은 현재 10% 수준인 해외 순이익 비중을 2020년까지 2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은 2025년까지 전체 순이익의 40%를 해외에서 거둔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Copyrigh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I.H.S 버핏연구소(buffettla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