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최근 유통가는 「바나나 전성시대」를 맞이하며 바나나 수입량이 크게 증가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현지 농장의 작황 부진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로 인해 바나나 가격이 급등하며 관련 업체에 영향이 예상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초코파이 바나나로 시작된 바나나 디저트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지속되면서 주류와 아이스크림, 카레까지 바나나맛 제품이 확산되고 있다. 바나나의 달콤하고 익숙한 맛, 부드러운 식감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있는 것이다.
본격적인 바나나열풍이 시작된 시점은 지난 3월 7일 「초코파이 바나나」가 출시하면서부터다. 초코파이 바나나는 4월 한 달간 약 2,000만개가 판매돼 매출액이 150억원을 돌파했다. 출시되자마자 SNS 소통에 익숙한 2030 젊은 세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며 매장 진열과 동시에 전량 판매되는 등 품귀현상을 일으켰다.
롯데제과도 바나나열풍에 가세했다. 롯데제과는 과자에 이어 빙과 제품으로 바나나 열풍에 동참했다. 롯데제과는 바나나맛 빙과를 출시하기 앞서, 몽쉘과 카스타드에 바나나를 재료로 이용하며 과자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난 3월 10일 출시된 「몽쉘 초코&바나나」는 출시 후 한 달만에 1,500만 개가 넘게 팔렸으며 몽쉘 초코&바나나가 출시된 3월, 몽쉘 브랜드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이 늘기도 했다.
바나나맛 제품의 인기는 생물 바나나의 인기와 맞닿아 있다. 바나나는 롯데마트에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연속 과일 매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국민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과일로 꼽힌다. 원래 과일이 인기가 많아 현재 바나나맛 제품들도 인기가 많다는 것이 업계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따라 수입량도 꾸준히 늘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3년 31만 3,604톤이었던 바나나 수입량은 2014년 35만 9,124톤, 지난해 36만 3,479톤으로 확대되며 3년새 16%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3월까지 누적 8만 7,142톤이 수입됐다.
이처럼 수요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공급은 크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바나나를 주로 수입하는 곳은 필리핀으로 약 9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필리핀이 병충해와 엘니뇨 현상으로 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 「신 파나마병」으로 바나나가 멸종 위기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실제 바나나 몸값은 더욱 뛰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바나나(중품, 13kg)의 도매가격은 2만 7,800원으로 평년(2만 4,177원) 대비 15% 상승했다. 소매가격(중품)도 1kg기준 2,620원으로 1년 전보다 12.2%, 평년대비로는 24% 뛰었다.
다만 바나나맛 제품을 생산하는 식음료 업체들에는 당분간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량을 미리 비축해둔데다, 바나나 함유량이 낮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바나나맛 제품들은 생바나나를 가공한 퓨레나 플레이크로 만드는데다 함유량이 1%도 안돼 별다른 영향이 없다』며 『바나나 퓨레 등의 원료도 미리 수개월전부터 확보해 제품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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