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지난 4월 MPK그룹은 큰 위기를 맞이했다. 급격한 실적 악화로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오너인 정우현 MPK그룹 회장이 경비원을 폭행하며 오너 리스크까지 겹쳤다. 여기에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의 「갑질」을 폭로하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갑질논란 이후로 약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MPK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27일에는 2,135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5일 오후 2시 20분 현재 MPK의 주가는 2,440원에 거래 중이다.
악재가 거듭해서 발생했던 MPK는 더이상 반등의 기회는 없는 것일까?
▶ 미스터피자는 MPK의 주력 사업 부문, 최근 위기
우선 MPK는 미스터피자 등의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업체이다. MPK의 매출의 87.14%가 미스터피자에서 발생하는 만큼 미스터피자는 MPK의 주력 사업부문이라 할 수 있다. 미스터피자는 1990년 이대 1호점을 오픈한 이후로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여 국내 피자 브랜드 TOP3까지 올라섰다.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확대 및 토종 피자업체라는 자부심 그리고 다양한 신규 사업전개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했다.
또한 중,저가 시장에 기반을 둔 타 브랜드와 달리, 위와 같은 차별화된 제품경쟁력을 통해 프리미엄 피자 비중에 집중함으로써 객단가와 마진을 높이고, 가맹점주에게도 보다 높은 수익창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러나 최근 웰빙 트렌드가 확산되고 먹거리가 다양해지면서 피자 시장은 수년째 정체를 맞고 있다. 높은 열량과 지방 함량 때문에 비만을 부르는 먹거리의 대명사가 된 것이 부진 요인으로 꼽힌다. 거기에 경기 악화로 소비가 부진하면서 중저가 피자와 대형마트 피자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실적 악화가 이어졌다. MPK는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2.8% 줄어든 1103억원을 기록했다. 정점을 찍었던 2014년(1767억원)에 비하면 37.6% 감소한 수준이다. 매장 수도 2014년까지 매년 5~15개씩 늘었지만 지난해는 411개로 전년보다 29개 줄었다.
문제는 매출이 줄어드는 것 이상으로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MPK는 지난해 7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4년 영업이익이 14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적자 규모는 3년치 영업이익에 해당하는 규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우현 MPK그룹 회장이 경비원을 폭행하면서 오너 리스크가 증폭됐다. 미스터피자는 브랜드의 가치가 기업의 수명을 좌우하는 외식업계에 해당 되기 때문에 이번 사건으로 인한 손실은 금액으로 환산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 당시 업계에서는 『회장의 주먹 한방에 시총 80억원이 증발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왔다.
▶ 위기 극복 방법, 배달형 매장 확대
미스터피자는 매출 부진에 대한 해결책으로 레스토랑 매장 중심에서 배달형 매장으로 매장 시스템을 바꾸고 있다. 피자전문점 TOP3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이 증가해 업계 1위로 올라선 도미노피자가 국내 외식업 트렌드가 배달로 기울면서 큰 수혜를 입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업계 2위였던 도미노피자는 레스토랑 매장 중심의 미스터피자가 매출 부진을 겪으면서 1위 안착에 성공했다.
도미노피자의 매출은 외식업계 불황 속에서도 2013년 1,591억원, 2014년 1,806억원, 2015년 1,954억원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탔다. 여기에는 타 피자업체들과 달리 배달형 콘셉트를 밀고나간 차별점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미스터피자는 변화된 시스템을 적극 반영, 기존의 레스토랑 매장을 배달형 매장으로 바꾸거나 추가하는 등 매장 시스템을 바꾸기로 했다. 미스터피자는 기존의 다이닝 매장에서도 배달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지난 3~4년 동안 배달형 매장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 부분을 키우고 있다. 현재 410개 매장 중 배달형 매장은 32개로 미스터피자는 이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기존 레스토랑형 매장에서도 배달을 하고 있었지만 배달형 매장보다는 배달 시간이 오래 걸려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미스터피자는 아울러 세트메뉴를 강화하고, 화장품 등 사업을 다각화시켜 매출상승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피자업계의 판은 언제 다시 뒤집힐지 모른다. 2~3년 동안 도미노피자에 무릎 꿇고 있던 미스터피자가 본격적인 반격에 들어갈 태세기 때문이다.
▶ 실적 개선 이끄는 해외 사업
정순민 MPK 대표가 단독대표로 지휘봉을 잡았다. 정 대표는 정우현 MPK 회장의 외아들로, 지난 3월 30일 단독대표를 맡으며 1974년생이라는 젊은 나이에 그룹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지난 2013년 10월부터 각자 대표직을 맡아왔지만 단독 대표직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대표는 부진한 국내시장의 탈출구로 해외시장에 칼을 뽑아들었다. 해외에서도 정 대표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곳은 외식업계의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중국이다. 정 대표는 2011년 22개에 불과했던 미스터피자의 중국 매장을 점차 키워 2014년 66개, 2015년 104개, 올해 1분기 110개까지 끌어올렸다. 미국 매장은 올해 4개를 추가해 17개, 필리핀에는 4개를 추가해 7개를 운영하고 있다.
MPK그룹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8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1.1% 올랐다. 지난해 1분기에는 38억 5,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MPK는 1년 마에 1억 4,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같은 실적개선은 해외사업의 외형 성장이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시장 확대에 주력한 것이 유효했다.
MPK그룹이 지분 41.2%를 투자한 중국 합작법인 상해미스터피자찬음유한공사는 지난해 1분기 매출이 64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74.8% 늘어난 1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새로운 수익 모델로 선택한 동남아 시장 진출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지난해 5월 필리핀에 1호점을 연 미스터피자는 올해 1분기 기준 매장을 4개까지 확대했다. 지난달 10일에는 태국 방콕에도 1호점을 오픈한데 이어 베트남에도 현지 부동산컨설팅 1위 업체 타이탐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해 동남아 시장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타이탐은 뛰어난 상권분석과 넓은 현지 네트워크, 뛰어난 사업역량을 갖춘 파트너사인 만큼 미스터피자의 동남아 진출에 든든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정 대표는 판단하고 있다. 동남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MPK그룹은 현재 4개 점포를 운영 중인 필리핀에 연말까지 4개 점포를 추가로 열고, 태국에 연내 5호점까지 문을 열 계획이다. 아울러 미스터피자와 사업을 희망하는 인도, 싱가포르 기업 등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 가속도 붙는 사업다각화, 2015년 「한강인터트레이드」·2008년 「마노핀」
MPK는 동남아시아를 필두로 해외 시장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면, 국내에서는 사업 다각화를 성장 원동력으로 내세웠다.
지난해 9월 MPK는 화장품 제조·판매업체 한강인터트레이드 주식 4만 8,000주(약 80%)를 228억원에 취득했다. 취득 금액은 2014년 말 MPK 자기자본의 53.3%에 해당됐다. 이로서 MPK는 화장품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화장품 사업은 초기 단계라 매출 외형은 크지 않지만 빠르게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한강인터트레이드의 1분기 매출은 129억8,0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2% 늘었다.
한강인터트레이드는 지난 2000년 설립, 해외 유명 브랜드 화장품 수입 판매 및 엘리자베스(Elizabeth)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코팩과 마스크팩, 클렌징폼 등을 국내에서 개발, 생산(OEM) 판매하고 있는 회사다. 자체브랜드로는 「메이크(Make) 20」과 자회사 스킨아이디를 두고 있다.
한강인터트레이드는 키스미(Kiss Me), 캔메이크(CANMAKE), 엘리자베스, 베르사이유장미, 그린랜드, K-팔레트(Palette) 등 해외 유명 브랜드를 국내 독점 판매하고 있다. 특히 키스미같은 경우에는 마스카라를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는 업체로, 다양한 제품과 각격이 저렴해 2030대 층의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미스터피자와 한강인터트레이드의 주타깃층이 20대인 점을 착안해 공동마케팅을 펼쳐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MPK는 지난 2008년부터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왔다. 수제머핀 브랜드 「마노핀」을 인수해 일찍이 사업 확대를 벌여왔다. 마노핀의 현재 매장은 전국 52개로, 2년전보다 불과 4개 늘리는 수준에 그치는 다소 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계열사간 협업을 통해 매출개선을 이끌고자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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