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2014년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 큰 인기를 끌었다면, 지난해에는 롯데주류의 「순하리 처음처럼」과 농심의 「짜왕」, 오뚜기의 「진짬뽕」 등이 큰 히트를 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했다.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맛은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온 것이다.
최근에 오리온의 「초코파이 바나나」와 해태제과의 타코야끼볼」 등이 히트 상품의 흐름을 이어가려 했으나, 이전의 성공사례만큼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왜 히트 상품들은 꾸준히 매출을 올리지 못하는 것일까?
업계에서는 해당 제품에 대한 과도한 마케팅 비용에 비해 수익성에 있어선 큰 재미를 보지 못해 자칫 「계륵」같은 존재로 전락한다고 평가한다.
또한 소비자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식품·주류업체들은 인색한 R&d투자로 신제품 개발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특정업체의 유행 제품이 생기면 경쟁사들도 잇달아 미투(me too) 제품을 선보이기 때문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미투제품은 이미 어느 정도 소비자 기호가 성립된 제품을 모방해 출시하는 만큼 실패 확률이 낮고 신제품 개발에 들어가는 아이디어 구상이나 시장 분석에 들어가는 비용도 적기 때문에 미투상품 출시가 잦아지고 있다.
실제 2014년 출시돼 식음료 업계 허니 열풍을 불러온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은 수많은 미투제품을 양산했다. 허니 열풍이 한창이던 지난해 초 오리온은 「스윙칩 허니밀크」와 「오감자 허니밀크」를 출시했고, 농심은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를 선보였다.
또 지난해 3월 「순하리 처음처럼」 2030 여성층 공략에 성공하자, 부산·경남 지역의 강자인 무학은 발빠르게 과일향 저도주 「좋은데이 블루·레드·옐로우」를 출시했고, 국순당도 9.5도에 유자·자몽 등 천연 과실원액을 첨가한 「새콤달콤 콤주」로 과일 저도주 경쟁에 뛰어 들었다.
올해도 미투 제품 출시는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바나나 열풍을 불러온 오리온 「초코파이 바나나맛」의 미투제품으로 해태제과 「오예스 바나나맛」과 롯데제과 「몽쉘 바나나맛」이 잇따라 출시됐다.
업계 관계자는 『미투 제품은 경쟁업체 입장에서는 이미 시장성을 검증 받은데다, 초기 시장 분석과 신제품 출시를 위한 연구개발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미투 전략이 매우 매력적』이고 『관련 시장이 커져서 소비가 확대되고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진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을 투자해 원조를 개발한 기업이 뒤로 밀려나고 카피 제품이 선두에 오른다는 사실은 법적인 문제 이전에 도덕적인 논란을 안고 있다』며 『힘들게 발굴한 블루오션이 금새 레드오션으로 바뀌게 만들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금세 질리게 만들어 관련 시장을 함께 추락시킬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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