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LG전자가 시장 눈높이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거뒀다. 판매 부진에 시달리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부문 적자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7% 감소한 2,83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8% 줄어든 13조2,210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51.6%, 매출은 5.6% 쪼그라들었다.
이는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또한 각각 11.3%, 4.0% 밑돈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 5일 기준 3,194억원이다. 매출은 예상치는 13조7,736억원이었다. 지난 3월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G5」가 실패하면서 관련 손실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LG전자의 영업이익 예상치는 석 달 전(4,459억원)보다 약 28.3% 감소하는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당시 LG전자는 스마트폰에 다른 기기를 부품처럼 끼워 사용하는 「모듈폰」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생산 초기 수율(전체 생산량 중 출고 가능한 제품 비중) 문제로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판매량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MC 부문은 작년 2분기1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5분기 연속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는 3분기 MC 부문이 약 2,540억~3,9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지난 29일 국내 시장에 스마트폰 「V20」을 출시된 이후에도 영업이익 추정치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 추정치는 V20가 출시된 날(3,518억원)부터 일주일새 324억원, 9.2% 가량 떨어졌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MC 부문은 올해 스마트폰 G5가 큰 실패를 겪으면서 적자 규모를 키웠을 것』이라며 『3분기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16.2%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MC 부문의 실적 부진이 예상보다 커 힘겨운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며 『앞으로 무리한 경쟁보다 지역별 전략 등으로 방향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HE(홈엔터테인먼트)와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부문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프리미엄 가전 중심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는 등 가전 시장 지배력이 강해지고 있어서다. 동시에 소형 가전 점유율 또한 확대되는 추세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 비중이 늘어나는 등 HE 부문은 실적 호조가 나타나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도 떨어지고 있어 중장기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I.H.S 버핏연구소(buffettla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