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국민연금이 올해 3분기 건설ㆍ반도체 관련주 비중을 확대하고 제약ㆍ화학주를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올해 3분기 이후 지난 7일까지 5%이상 지분을 보유했다고 공시한 종목은 총 305개다. 신규편입 13종목, 지분증가 59종목 등 지분이 늘어난 종목이 72개, 지분감소 66종목, 편입제외 23종목 등 지분이 줄어든 종목이 89개였다. 지분 변동이 없는 종목이 144개였다.
지분이 늘어난 종목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국민연금은 주로 건설과 반도체주를 집중 매수했다.
국민연금은 이번에 삼성엔지니어링(5.02%)과 성신양회(5.26%)를 신규편입했으며 한미글로벌(6.39%→8.15%), GS건설(5.55%→6.61%), 아이콘트롤스(5.02%→6.05%) 등의 지분도 늘렸다. 건설업의 경우 현재 국내 주택시장 호조와 해외 재정정책 확대에 따른 수주 기대감 등으로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3~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증권가에서도 최근 건설주에 대해 긍정적 평가와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이달 들어 발간된 총 12개의 건설 리포트 중 6건이 건설업에 대해 투자의견 「비중확대(Overweight)」를 제시했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대형 건설사들의 수익성 개선이 지속되고 있어 3분기 실적은 시장 전체 대비 선방할 것』이라며 『원가율이 좋은 주택 매출이 증가하고 저수익 해외공사 매출 비중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호평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성장주에 대한 판단과 유망업종으로 건설주를 추천한다』며 『국제통화기금(IMF)가 글로벌 재정정책 강화를 천명한데 이어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오는 15일 유럽연합 각국의 예산 초안 제출마감 등 정책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는 여건이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에 대한 투자도 시기적절했던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종은 올해 2~3분기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호실적을 내면서 주목받았다.
특히 반도체주는 최근 5개월 사이 주가가 크게 오르며 사실상 증시 주도주 역할을 하고있다. 이 중 SK하이닉스가 48.5%로 가장 많이 올랐고 솔브레인(36%), 이엔에프테크놀로지(34%), SK머티리얼즈(34%) 삼성전자(31%) 등도 급상승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3분기 삼성전자 지분을 0.13% 늘렸으며 SK머티리얼즈(5.06%)도 신규편입했다.
반면 국민연금은 제약ㆍ화학주 위주로 지분을 줄였다. 제약의 경우엔 4종목을 사고 7종목을 팔아 종목 교체를 진행한 반면 화학에 대해선 1종목의 지분만 늘리고 8종목을 내다 팔며 엑시트(자금회수)했다.
제약업종 내에서는 동아쏘시오홀딩스(-5.28%), 한미약품(-3.25%), LG생명과학(-3.08%) 등의 순으로 지분 감소율이 높았다. 국민연금은 특히 지난달 30일 「한미약품 늑장공시」 논란이 불거진 이후 종가 기준으로 한미약품 870억원, LG생명과학 105억원어치 물량을 급히 정리했다. 녹십자홀딩스와 환인제약은 지분율 5% 미만으로 내려가며 편입에서 제외됐다. 제약업종은 당분간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제넨텍 계약으로 제약바이오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무색하게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에 따른 어닝모멘텀 약화와 신약개발 리스크 등이 부각되며 제약업종은 당분간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연금은 화학업종에 대해선 AK홀딩스와 휴비스를 편입 종목에서 제외했고 한솔케미칼(-1.33%), LG화학(-1.27%), 대한유화(-1.15%) 등 대부분의 지분을 낮췄다. KPX그린케미칼 단 1종목에 대해서만 지분을 늘렸다.
한편 올해 3분기 건설업종과 반도체가 속한 전기전자 업종 지수는 각각 8.4%, 10.5% 오르면서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3.7%)을 뛰어넘었다. 반면 제약은 11.4%, 화학은 2.37%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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