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최근 원유와 철강석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업종 간 희비가 교차되고 있다.
정유와 철강 업계는 미리 비축해 놓은 재고분에 대한 평가 이익이 증가하게 된다. 원재료 가격 상승 폭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면서 영업 마진이 늘어나게 된다. 반면 타이어 업계는 고무 재고분량이 적고 당장 제품가격에 원료값을 반영하기 힘들어 원자재값 상승은 득보다 실이 더 크다.
최근 국제유가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산 이후 달러 약세와 함께 원자재 투자 증가로 회복하고 있다. 8일 현재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4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53.14달러로 1년 전(37.90달러)보다 40.21% 상승했다.
정유업체는 국제 유가 상승을 반기는 모양새다. 유가가 상승하게 되면 스프레드(원재료와 제품가격 차이)가 커지며 매출과 수익이 동시에 확대되기 때문이다. 또 유가가 낮을 때 수입한 원유의 재고평가 이익이 상승하면서 영업이익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 훈풍 기류로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이미 도입한 원유에 대한 재고평가 이익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업계도 철광석 가격 상승에 반색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원재료값 상승분을 최종 제품 가격에 반영해 영업 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최근 1년 동안 70% 가까이 올랐다. 최근 중국의 철강생산량을 전년 대비 5,000만톤 줄인다고 밝히며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낮았던 철광석 가격이 이제야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라며 『최근 추세라면 2014년 수준(t당 100~150달러)까지도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천연고무 가격의 상승은 타이어업계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타이어 업계는 천연고무 등 원료 값이 올라도 바로 타이어제품에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기 힘들고, 비축해 놓은 원료도 많지 않아 고무 값 상승은 오히려 부담만 키우기 때문이다.
타이어의 원재료인 천연고무·합성고무 등의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꾸준히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한때 톤당 1,200달러였던 고무는 올 들어 톤당 2,000달러 이상으로 올랐다. 이 같은 고무 가격 상승은 천연고무 재배지에 자연재해가 발생해 생산량이 줄고, 중국의 투기 자본이 고무 선물시장에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타어어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는 다른 업계와 달리 원자재 값이 인상될때 마자 바로 제품 가격을 올리기가 힘들어 원자재 값이 오르면 오히려 부담이 커진다』며 『고무 등 원자재 가격이 하향 안정화 되는게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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