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구 연구원]
여객자동차운송 업체 천일고속은 지난해 실적이 전년에 비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배당을 유지했다. 배당 총액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일고속은 지난 6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결산 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5,000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1주당 시가배당률은 5.4%이며 배당금 총액은 71억원이다. 중간배당(43억원)까지 합치면 지난해 배당총액은 114억원이다.
천일고속의 지난해 배당총액은 당기순이익을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당기순이익(25억원)의 네 배를 넘는 규모로 배당성향(배당금/순이익)은 456.8%에 달한다.
문제는 천일고속의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오너 일가가 증여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고배당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천일고속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1.7% 감소한 1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0.7%, 45.9% 감소한 584억원, 25억원으로 집계됐다.유가 상승으로 운송원가가 높아지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천일고속의 고배당 정책은 오너가의 증여세 재원 마련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천일고속 창업주인 박남수 명예회장은 2015년 4월 명의신탁으로 보유하고 있던 98만2944주(지분율 68.8%)를 실명 전환해 손자인 박도현 사장(37.1%)과 박주현 부사장(31.8%) 형제에게 전량 증여했다. 회사 주식을 물려받은 형제가 납부해야 할 증여세는 4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한편 천일고속은 박 명예회장의 주식이 차명으로 있을 때까지만 해도 배당에 인색한 회사였다. 2011년 초 천일고속은 2010년도 이익분에 대해 5억원에 불과한 배당을 결정했을 뿐이고, 그 이후부터 2014년까지는 아예 배당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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