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연구소 이재민 연구원] "가치투자라고 하면 벤저민 그레이엄이나 워렌 버핏식의 '눈에 보이는' 저평가주를 찾아야 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이는 시대착오적이다. 이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찾는 가치투자를 해야 한다."
전세금 7000만원으로 주식 투자에 나서 100억대 자산가로 활동하고 있는 '슈퍼 개미' 김정환(49. 사진)씨의 소신 발언이다. 그는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7 투자 포럼'에서 '나만의 주식 투자 노하우, 슈퍼 개미로 사는 법'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그는 자신의 오늘을 있게 한 투자법으로 '성장가치투자'를 소개했다.
"세상은 아찔할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고, 나 역시 하루를 긴장하면서 보내고 있다. 숫자로 나오는 가치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성장 가치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가치투자연구소의 김태석씨를 비롯한 일부 가치투자자들은 아직도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는 여기에 해당하는 종목으로 바이로메드를 꼽았다.
"현재 바이로메드의 시가총액은 2조 3000억원이지만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매출액 68억원, 당기순이익 6억원에 불과하다. 이것을 두고 비판론자들은 '숫자가 나오지 않는다'며 거품이라고 지적한다. 나는 이 분들이 바이로메드를 제대로 분석해봤는지를 묻고 싶다. 바이오메드는 치료와 통증완화의 두가지를 해결해주는 바이오 신약 기업이다. 만약 이 기업이 그간의 임상 시험에서 치료와 통증완화 효과를 증명하지 못했다면 진작에 업계에서 퇴출됐을 것이다."
그는 이 기업에 자신의 자금의 4분의 1을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로메드는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중"이라며 "머지않아 임상 3상을 거뜬히 통과해 최고의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로메드의 전신은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실험실에서 출발해 1996년 11월에 설립된 ㈜바이로 메디카퍼시픽이다. 1997년 녹십자와 용역 연구 계약을 시작으로 1999년 3월 현재 상호로 변경했다. 이 회사는 2001년 6월, 국내 최초로 족부궤양 유전자 치료제 임상시험을 진행함으로써 본격적인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시작했다. 그 후 프랑스와 중국 등 해외 연구 기관 및 기업들과 유전자 치료제 공동 연구를 지속하는 한편, 다수의 국책과제를 수행하면서 기술력을 축적, 2005년 기술평가성 특례를 거쳐 코스닥에 상장되었다.
상장 후에는 인수·합병을 통해 건강기능식품 사업 및 천연물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강한 결과 바이오 신약, 바이오베터, 천연물신약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그는 경인양행도 좋게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앞으로 스마트폰은 구부러지지 않고 둘둘 마는 폴더블 시대가 될 수 밖에 없고, 경인양행은 폴더블폰에 꼭 필요한 투명 필름을 납품한다. 이 회사의 연구개발(R&D) 인력은 70명이 넘는다. 폴더블 스마트폰 시대가 온다면 이 종목은 '텐베거'(10배 이상 오르는 종목)가 될 수 있다."
그는 "경인양행은 자산가치도 풍부해 가치의 관점에서도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서부T&D도 1조원대 부동상을 갖고 있지만 시가총액은 5000억원이 되지 않는 저평가주라고 덧붙였다.
"서부T&D는 1979년에 화물 터미널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돼 서울, 인천 등 도심지역에 부지를 확보해 트럭, 버스 터미널로 활용하면서 부동산 임대와 유료 판매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왔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화물 터미널이 낙후돼 물류 운송 기능을 상실하고 주민 기피 시설로 인식됨에 따라 부동산 개발에 나섰는데, 이것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
그는 "서부T&D가 인천 연수구 부지를 연면적 5만평의 복합 쇼핑몰로 개발에 성공했고. 현재 서울 용산 터미널 부지를 1,730호실의 대형 호텔로 개발. 신정동 부지 개발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일상도 소개했다. 파워포인트로 자신이 보유한 서울 강남의 부동산을 소개하자 청중에서는 "아!"하는 감탄사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슈퍼 개미가 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시간 결정권'을 갖게 됐다는 사실이다. 나는 모든 것을 내가 결정한다. 만나고 싶은 사람들만 만나며, 내가 원치 않는 미팅이나 술자리는 거절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이 놀고 지내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기업탐방과 주식담당자 통화, 종목분석, 글쓰기를 시간과 경제적 자유를 누리며 틈틈이 하고 있다"며 "여기 계시는 분들못지 않게 시간을 쪼개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한다"고 말했다.
김정환씨는 직장인이던 2003년 종자돈 7000만원으로 주식 투자에 나서 5년 만에 자산을 130억원으로 불렸다. 한때 보유 종목이 상장 폐지돼 큰 손실을 내기도 했으나 이를 극복하고 현재는 마음 편한 투자를 하기 위해 부동산과 유가증권 비중을 50대 50으로 나눴다고 밝혔다.
열정이 넘치는 강의가 이어지가 객석에서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장기 보유를 꼭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개인이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을 선택하기가 힘들다. 나는 삼성전자가 평생 보유할 종목이라고 보지 않는다.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종목에 투자하고 중기 보유로 가는 게 일반 투자자에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자산운용사 대표는 강의 때마다 장기투자를 강조하는데, 자산운용사 대표이니까 그렇게 말하는 것"이라며 "당사자의 처지와 입장을 감안해 강의 내용을 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통찰력을 어떻게 얻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상상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는 뉴스를 그냥 보지 않고 끊임 없이 상상한다. 수년전, 이명박 전 대통령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표지모델로 삼천리 자건거를 타는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을 보고 이 종목 뜨겠다는 생각을 했다. 뉴스를 보며 트렌드를 읽고 어떤 종목이 뜰 것인가를 상상하는 습관을 길러라"
그는 "나는 밥먹고 하루 종일 주식만 분석하기 때문에 여러분은 나를 절대 이길 수 없다"면서 "직장인이라면 자신의 처지와 환경을 고려해 여기에 맞는 투자법을 만들어 중위험 중수익을 노리는 것이 성공 투자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기업 탐방과 주식담당자 통화, 종목분석, 글쓰기를 시간과 경제적 자유를 누리며 틈틈이 하고 있다"며 "내가 운으로만 이렇게 됐다는 생각은 오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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