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부자가 되려면 왜 삶을 단순화해야 하는걸까?(이민주의 워렌 버핏 따라잡기)
  • 이민주
  • 등록 2018-04-22 17:34:01
  • 수정 2024-02-13 17:58:45
  • 목록 바로가기목록으로
  • 링크복사
  • 댓글
  • 인쇄
  • 폰트 키우기 폰트 줄이기

기사수정


미국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서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미팅을 취재하고 워렌 버핏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이 과정에서 나의 관심을 가장 끌었던 것은 워렌 버핏의 옷차림이었다.
행사 시간 내내 버핏은 ‘외벌 신사’였다. 파란색 양복에 검은색 줄무늬가 들어간 양복을 그는 행사 기간 내내 고집했다. 인터뷰 때도, 주주와의 대화에서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와이셔츠는 언제나 흰색이었다.
버핏이 그때만 그랬었는지가 궁금해 최근 수년간의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미팅에서 버핏의 패션을 조사해봤다. 신기하게도 행사 때마다 그는 딱 한 벌을 고집했다.
세계의 부호 가운데 버핏과 유사한 인물은 의외로 적지 않다. 올해 나이 33세로 세계 부호 4위를 기록중인 마크 저커버그는 ‘이 사람은 옷을 갈아 입기는 하는건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회색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사진=구글 이미지 캡처.

회사 사무실에서도, 공식 기자 회견에서도, 그는 회색 티셔츠를 즐겨 입는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회색 티셔츠가 똑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색깔이 조금씩 다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똑같아 보이는 티셔츠를 여러 벌 갖고 있다가 출근할 때마다 ‘갈아 입는다’는 것이다.
‘똑같아 보일 거라면 도대체 옷을 왜 갈아입지?’하는 궁금증이 든다. 저커버그의 재산은 500억 달러(약 61조원)이다.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의 옷차림은 어떤가? 그는 흰색 아니면 누런색을 ‘즐겨’ 입는다. 하긴 그는 아무리 옷을 잘 입어도 패셔너블하게 보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인류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애플의 고(故) 스티브 잡스도 검은색 터틀넥 셔츠에 청바지 차림을 고집해 옷을 못 입는 최고경영자(CEO) 순위에서 항상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단순한 옷차림, 뇌 열량 소모 줄인다

 

왜 세계 최고의 부호 가운데 상당수가 옷차림을 단순화하는 걸까? 나는 오랫동안 이게 궁금했는데 최근 미국의 의학 전문 기자 주디스 호스트먼이 쓴 <나의 두뇌가 보내는 하루>(Day in the life of your brain)을 읽고 나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면 열량을 많이 소비하게 되고, 선택을 수행한 후에는 집중력이 떨어져서 다음 선택을 제대로 하기가 힘들어진다. 친구의 결혼 선물을 고르는 즐거운 상황이라고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이다.


치즈 케이크를 먹을까? 초콜릿 케이크를 먹을까? 아니면 아이스크림을 먹을까?
선택할 수 있는 가짓수가 많을수록 신날 것 같지만, 사실 뇌에는 확실히 좋지 않다. 뇌가 피로해지기 때문이다.


이 ‘생각하는 근육 덩어리’는 우리 인체의 기관 가운데 무게 대비 에너지 소모량이 가장 많다. 뇌의 무게는 1.4킬로그램으로 성인의 전체 몸무게의 2%에 불과하지만 전체 에너지의 20%를 소모하고 있다.


워렌 버핏, 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같은 부호들은 자신의 뇌가 기능상의 한계를 갖고 있고, 그렇다면 뇌의 활동 가운데 무엇을 아껴야 하는지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옷을 고르는 것 같은 불필요한 선택을 하느라 아까운 뇌 기능을 소비하는 대신에 실질적으로 ‘돈이 되는’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다.


저커버그는 왜 언제나 같은 옷을 입느냐는 어느 기자의 질문에 “무엇을 입고, 무엇을 먹을 것인지 같은 결정이 사소해 보이지만 실은 피곤하고 에너지 소모가 많다”며 “나는 내 모든 에너지를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데 쏟고 싶다”고 말했다.

 

갈수록 뇌열량 소모 늘어나는 일상에 문제 의식 가져야

 

그들은 돈이 되는 문제 이외의 것은 가능한 단순화한다. 부자는 뭐가 달라도 다른 것 같다.
문제는 스마트폰과 SNS의 대중화로 우리가 선택을 단순화하기가 갈수록 쉽지 않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업무를 수행하다가도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를 확인해야 하고, 친구들과 커피 타임을 갖다 가도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을 확인한다. 사실상 평생 직장을 다녔던 우리의 아버지 세대는 일단 어느 직장에 취직하면 이직이나 전직을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지 않았다.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아침에 일어나면 우리는 하루 종일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를 놓고 뇌를 소비한다. 어느 조사에 따르면 현대인이 하루종일 선택하는 가짓수는 5,000가지라고 한다.

이제 어떻게 선택을 단순하거나 줄일 것인가는 이제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현안이 됐다. 이런 문제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부자가 되는 팁(TIP)이다.
이제 오전 업무가 끝났다. 점심을 먹으러 가야 한다. 짜장면을 먹을까? 라면으로 때울까? 아니면 한식을 먹을까?
점심이 닥칠 때마다 이런 문제를 선택하느라 고민하지 말고 아예 캘린더를 만들어 근무일 점심 때 가야 할 식당을 적어 놓는 것은 어떤가?
사소해 보이는 일부터 ‘부자 모드’로 설정해 놓으면 부자가 되는 시간은 단축될 것이다.

ihs_buffett@naver.com

'버핏연구소' 구독하기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버핏 리포트] 롯데웰푸드, 코코아 가격 하락 시작…인도 법인 성장까지 더해져 마진 반등 본격화 - 한국 한국투자증권은 21일 롯데웰푸드(280360)에 대해 글로벌 코코아 가격이 톤당 5000달러 아래로 내려오며 원가 부담이 완화되고, 내수·해외 가격 인상 효과가 더해지면서 4분기부터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 17만원을 제시했다. 롯데웰푸드의 전일 종가는 12만3700원이다.강은..
  2. [버핏 리포트] 대한조선, 내년 영업이익률 25.6%로 역대 최대치 전망 ...탱커선 호황기 누리며 기대감 증폭 - DS DS투자증권은 28일 대한조선(439260)에 대해 국내 최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대한민국 수익성 1등 조선사’ 로 탱커선 호황기를 누리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9만2000원을 제시했다. 대한조선의 전일 종가는 6만7300원이다.김대성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국내 최대 영업이익률(24.3%)을 .
  3. 오리콤, 광고주 저PER 1위... 6.43배 오리콤(대표이사 박병철 정승우. 010470)이 11월 광고주 저PER 1위를 기록했다.버핏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리콤이 11월 광고주 PER 6.43배로 가장 낮았다. 이어 인크로스(216050)(7.11), 이노션(214320)(8.66), 이엠넷(123570)(9.62)가 뒤를 이었다.오리콤은 지난 3분기 매출액 558억원, 영업이익 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10.14%, 영업이익은 75% 감소...
  4. 소맥 가격, 올 한해 글로벌 풍작으로 하락세... 빵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 올 한해 동안 국제 소맥(wheat) 가격이 글로벌 풍작으로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버핏연구소가 최근 10년(2015. 1~2025. 11) CBOT(시카고상품거래소)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국제 소맥 선물 가격은 11월 13일 기준 부셸 당 535.75 센트로 올해 1월 초 대비 10.7% 하락했다. 2월 초 615센트로 최고점을 찍기도 했으나 이후 기록적인 공급 증가 전...
  5. [버핏 리포트] KSS해운, 3Q 누적 매출액 4139억 ...주가상승 관건은 주주환원 – 하나 하나증권은 21일 KSS해운(044450)에 대해 액화석유가스(LPG) 및 암모니아 운송에 특화된 선사로서 안정적인 수익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암모니아 시장 개화 전까지는 주주환원 확대 여부가 주가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KSS해운의 전일 종가는 9460원이다.안도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KSS해운이 3분기 누적...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