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우리나라 영화 관객수 역대 3위를 기록한 ‘베테랑’(아래 사진)은 2015년 최고의 히트작이다. 믿고보는 영화배우 황정민과 떠오르는 스타인 유아인의 놀라운 연기와 류승완의 연출력으로 관객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베테랑의 영화 속 장면 중에서 가장 명장면으로 꼽는 장면이 있다. ‘나 여기 아트박스 사장인데.’라고 말하며 마동석이 등장하는 장면이다. 사람들의 뇌리 속에 단단히 자리 잡을 만큼 아트박스는 성장하고 있는 회사다.
삼성출판사의 자회사인 아트박스는 국내 최초의 팬시 전문 유통점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톡톡 튀는 감각과 새로운 사고로 상상의 세계를 펼치기 시작했다. 또한 다양한 디자인의 개발로 카테고리가 점점 늘어나면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초창기 아트박스는 팬시 중심으로 판매를 해왔다. 최근에는 팬시 제품의 비중은 20% 미만으로 줄어들고, 생활용품부터 뷰티, 인테리어 소품, 패션 잡화, 주방용품 등 2.5만개 이상의 품목을 취급하게 되었다. 그래서 주요 고객이 구매력이 높은 20~30대를 중심으로 사업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아트박스는 또한 핵심 상권에 대형 직영점을 확대하고 있고, PB 제품과 유통 제품을 적절히 혼합해 ‘없는 게 없는 샵’ 이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아트박스는 다른 문구점, 드러그스토어, 생활잡화점, 마트 등과 경쟁 중이다. 그들과 차별화를 주기 위해 아트 박스는 장기간 축적해온 디자인과 캐리터를 활용하여 ‘FUN과 디자인; 이라는 감성을 입힌 PB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새로운 디자이너들의 제품이 유통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아트박스의 매출은 2009년부터 작년까지 연평균 26.1% 증가했다. 삼성출판사의 연결 기준 매출액 중 아트박스의 비중은 2013년 43%에서 2014년 54%, 올해 상반기 61%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또한 영업이익 중 아트박스의 비중은 80% 수준에 이르렀다. 따라서 아트박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연결 실적을 좌우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트박스와 비슷한 성격을 지닌 일본의 무인양품의 매출액은 연평균 13,5% 증가하고 있고, 현재 주가는 2010년 말 대비 678.6%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의 소비 트렌드는 일본의 소비 트렌드를 따라가는 모양을 띄는 것이 많기 때문에 무인양품과 비슷한 아트박스의 전망은 밝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1인 가구 수 증가는 아트박스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인 가구 비중은 전체의 27.1%로 4가구 중 1가구 꼴이다. 증가속도도 갈수록 빨라져 2025년에는 31%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도심의 1인가구 비중 증가와 맞물려 생활밀착형 리테일샵 체인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돋보이는 성장성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아트박스는 올해 매출액은 처음으로 천억원을 돌파했다.
내년에 아트박스는 출점 속도가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큰 폭의 외형 성장이 기대된다. 현재 아트박스의 매장수는 117개이며 이 중 직영점은 53개이다. 300~500평대의 대형 직영점을 집중적으로 출점하면서 새로운 사이트당 매출액이 늘어나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매장 당 매출은 9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늘어난 수치이다. 국내에서의 성장에 맞춰 현재에는 캐나다, 미국, 프랑스 등에 매장이 설치되어 있다. 만약 아트박스의 해외시장 진출시 수익성 측면에서는 더 큰 효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트박스는 전통적으로 2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메르스 여파로 인해 유통경기 악화라는 부정적인 영향이 한 몫을 했다. 메르스는 작년 세월호 때보다 더 긴 시간 동안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따라서 아트박스는 2분기와 3분기 모두 외형 성장은 이어졌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그러나 9월을 기점으로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메르스라는 부정적인 일회성 요인에서 벗어났고, 아트박스의 최성수기인 연말이 포함된 4분기와 신학기가 시작되는 1분기에 다시 높은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삼성출판사의 출판업이 도서정가제로 인한 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도서정가제 개정 후 서적 할인 폭이 축소되며 서적 구매 수요가 중고서점과 전자책 등으로 이동하면서 국내출판 산업은 정체기에 빠졌다.
일회성 악재인 메르스와는 달리 도시정가제는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 삼성출판사의 2015년 출판 부문 매출액은 3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아동 도서 중심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고정적인 수요가 있고,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로 유통망을 확대해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할 전망이 나오면서 내년 출판 부문 매출액은 올해보다는 증가해 점차 안정세를 되찾을 전망이다.
삼성 출판사는 2002년 엔에스에프에서 기업분할로 신설된 법인이며, 출판사업, 휴게소 사업, 임대사업 등을 기본사업으로 하고 있다. 유아동 출판물을 주축으로 하여 영어교재(유치원, 초등학원) 및 성인 교양물(여행, 육아, 요리) 등을 출판하는 출판사업과 중부고속도로 상행선의 쉼터인 경기도 이천 휴게소를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운영권을 획득하여 운영하는 휴게소 사업, 서초동 본사사옥 일부와 안양 물류창고를 통한 임대사업이 그 내용이다. 매출구성은 문구 및 팬시 60.81%, 출판 22.11%, 온라인교육 10.33%, 휴게소 6.55%, 임대 0.48%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삼성출판사의 계열회사는 4개의 비상장 계열회사를 가지고 있다. 문구, 패션 디자인 제품, 사무용비품 등을 제조 판매하는 ㈜아트박스(지분율 46.45%), 온라인 학습지 사업을 영위하는 ㈜와이즈캠프닷컴(지분율 49.32%), 애니메이션 제작 및 배급업을 영위 목적으로 설립된 ㈜스마트앤미디어(지분율 95.31%)와 스마트기기에 기반을 둔 애플리케이션이나 플랫폼 제작 및 교육 서비스 사업 등을 영위하는 스마트스터디(주)(지분율 25.58%)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스마트 스터디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아직 미미한 편이지만, 중국 교육 콘텐츠 공급으로 기대감이 높은 편이다. 지난 9월 중국의 샤오미 스마트TV 내 교육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바이두, 360 등에도 핑크퐁(유아용 게임 어플리케이션) 시리즈를 출시했다. 현재 1,000개 이상의 콘텐츠를 158개국에 제공중이며, 핑크퐁의 경우에는 애플스토어, 구글플레이 매출 기준 교육부문 1~2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잘 팔리고 있어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장될 가능성은 커보인다.
한편 삼성출판사의 서초동 사옥과 안양 물류창고의 장부가는 245억이지만 시가는 500억원 이상을 보이고 있다. 자산가치가 저평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정리해보자면 삼성출판사는 우선 아트박스의 성장에 좌우되는 경향을 보인다. 아트박스의 매출비중이 지난해 53.8%에서 올해 62.8%까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아트박스는 1인가구의 증가, 다양한 플랫폼이 먹혀들어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삼성출판사의 자회사인 스마트 스터디의 확장세는 눈여겨 볼만 하지만, 출판 부문의 수요 회복이 이어진다면 삼성출판사의 주가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COPYRIGH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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