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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 성큼 다가온 「동전 없는 사회(Coinless society)」
  • 김승범 기자
  • 등록 2016-01-13 15: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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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범 연구원]

판치기

중고교의 쉬는 시간, 남학생들은 누가 뭐랄 것도 없이 삼삼오오 모여 머리를 맞댄다.  ‘판치기’를 하기 위해서다. 판치리란 돈을 걸고 하는 일종의 게임으로, 교과서나 문제집을 밑판으로 삼아 그 위에 100원짜리 동전들을 ‘판돈’으로 올려놓고 손바닥으로 밑판을 강하게 때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동전들이 뒤집어져 모두 같은 면이 나오면 동전을 모두 가져가는 방식이다. 

그러나 몇 년 후에는 이런 동전을 이용한 게임은 하나 둘씩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연구를 통해 2020년까지 동전 없는 사회의 도입 방안을 마련할 방침을 전했기 때문이다. 동전 사용을 아예 금지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최근 동전을 잘 사용하지 않는 상황으로 인해 한국은행은 아예 동전이 필요 없는 환경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동전 없는 사회’ 발생원인은?

동전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이유는 제조원가에서 찾을 수 있다. ‘동’전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동전의 주재료는 구리이다. 500원과 100원은 구리와 니켈, 50원은 구리와 아연, 10원은 구리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이처럼 모든 동전에는 구리가 빠지지 않고 들어가고 있다.

구리

비록 지난 몇 년간 구리의 가격은 점점 떨어지고 있지만(2016.1.12.일 기준, 4,355달러/톤), 동전을 만드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여전히 큰 편이다.

10원짜리 동전을 하나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약 20원 정도이다. 동전의 가치가 제조원가의 절반 밖에 안되는 것이다. 50원과 100원짜리 동전 모두 10원짜리 동전보다 지름이 넓고 테투리에 위조방지용 톱니가 있어서 제조원가가 더 비싼 편이다. 예전 10원에 대한 제조원가 문제로 인해 약 10년 전부터 지금의 10원 동전을 생산하였으나, 동전을 잘 사용하지 않는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

 동전

또한 신용카드나 모바일 소액 결제가 늘어나면서 동전의 사용량이 날이 갈수록 더 줄고 있다. 실제로 국내 모바일 결제는 지난 2013년 1분기 1조 1,000억원에서 2년여 만에 5조 7,000억원의 규모로 커질 만큼 보편화되었다. 

박이락 한은 금융결제국장은 “우리나라는 소액결제망이 1980년대부터 일찍이 발달해있다. 이를 활용해 동전을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다”며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고 유관기관과 협의가 필요한 사항인 만큼 아직은 구상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어떤 방식으로 도입할 것인가?

한국은행은 지난 12일 ‘지급결제 비전 2020’을 발표하면서 동전 사용을 줄이려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미 스웨덴이나 덴마크 등에서 시행되고 있는 모습을 모델로 삼고 있다. 그 중 덴마크는 현금 사용을 줄이고 카드 결제를 장려하는 나라다. 또한 일부 소매업종에 대해 현금 결제를 거부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 중이다. 스웨덴은 대중교통요금의 현금결제를 제한하고 약 70%의 시중은행이 전자적 결제수단만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즉 한국은행은 동전 발급부터 사용까지 연간 수천억원에 이르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이번 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예를 들어, 현금 만 원으로 9천5백 원짜리 물건을 사면 거스름돈 500원을 동전으로 받지 않고, 모바일계좌나 선불카드 등에 적립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낭비되는 화폐 생산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탈세와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는 긍정론과 포장마차 오뎅처럼 동전으로 충분히 사먹을 수 있는 음식들의 가격이 오르는 것을 시작으로 조그만 구멍가게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부정론이 있다. 이번 한국은행의 발표로 인해 전자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필두로 핀테크 시장이 다시 한 번 주목받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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