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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웃는 「키즈(Kids)」 신학기 용품 시장
  • 김승범 기자
  • 등록 2016-02-26 11: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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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범 연구원]

한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있지만 뜨고 있는 시장이 있다. 최근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모든 산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으로 키즈(Kids)가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저출산으로 한 명의 아이만을 키우는 집이 점차 늘면서 에잇포켓(8 Pocket)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기며, 키즈 시장이 중요해지고 있다. 에잇포켓은 한 명의 아이를 위해 부모, 친조부모, 외조부모, 삼촌, 이모(고모) 등 8명의 지갑이 열린다는 의미다. 이 용어는 키즈 산업의 성장세를 잘 나타내는 용어로 사용 중이다.

1990년대 일본에서 식스포켓(6 Pocket)에서 더 발전된 용어이며,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한 가구의 자녀가 1명 또는 2명으로 줄어들게 되어 손자, 손녀를 위해 지출을 아끼지 않게 된 것에서 비롯됐다.

아이 한 명을 위해 성인 8명이 지갑을 열다보니, 자연스럽게 유통업계에서는 '키즈 산업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터닝메카드',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 '헬로 카봇' 등 어린이날, 명절에 계속되는 완구 품절 사태는 '에잇 포켓'의 단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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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이 2월 들어(2/1~15) 신학기 대표 품목 5종(아동책가방·아동신발·아동의류·문구·어린이가구)을 대상으로 평균 구매 금액(객단가)을 조사한 결과 3년 전인 2013년보다 21%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객단가와 비교해도 6% 오르는 등 매년 증가세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 필수품인 책가방 객단가가 크게 올랐다. 올해 책가방 객단가는 2013년에 비해 2배 이상(103%) 급증했다. 책가방 객단가는 작년과 비교해도 56% 늘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운동화, 구두 등 신발 객단가는 2013년 대비 30%, 작년 대비 16% 증가했다. 의류도 3년 전, 작년과 비교해 각각 10%, 7% 증가하는 등 패션잡화 품목을 중심으로 평균 구매 금액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구용품, 가구 등의 객단가는 3년 전 대비 늘었지만 작년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필통, 연필, 공책 등의 문구용품 객단가는 3년 전 대비 14% 늘었지만, 작년보다는 2% 감소했다. 어린이가구도 마찬가지로 3년 전 대비 17% 늘어난 반면, 작년과 비교하면 5%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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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의류는 20대 고객이, 문구와 책가방은 50대 이상 고객의 객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옷은 이모와 삼촌이, 책가방과 문구용품은 조부모가 더 비싼 제품을 선호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아동의류 객단가가 가장 높은 연령대는 20대였으며, 문구용품 객단가는 50대 이상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50대 이상 고객의 경우 책가방 객단가도 30대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의류나 책가방, 문구용품 등 선물하기 좋은 품목은 20대와 50대 이상 객단가가 높았던 반면, 주로 부모가 준비하는 가구의 경우 30대와 40대의 객단가가 높게 나타났다.

G마켓 마케팅실 강선화 실장은 "최근 양가 조부모와 이모, 고모, 삼촌 등 8명의 주머니에서 아이를 위한 돈이 나온다는 '에잇포켓' 현상이 아동용품 고급화를 이끌며 신학기 준비 비용도 3년 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며 "책가방이나 신발, 의류 등의 경우 백화점에서 주로 판매하던 고급 브랜드 제품이 온라인몰에 입점한 것도 객단가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소비 패턴은 실제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도 고스란히 나온다. 지난 1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컨소시엄과 BC카드, LG CNS가 공동으로 소비 트렌드를 조사·분석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할아버지·할머니·손자의 연관어는 19만3236건으로 전체 내용의 60%를 차지했고, 고모(이모)·삼촌과 조카의 연관 키워드는 총 6만8739건으로 30%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 정체에 빠져 있는 백화점도 아이들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 에잇포켓을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해외 명품 브랜드의 키즈 라인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고객의 지갑 열기에 성공했다. 패션계가 SPA브랜드와의 치열한 경쟁과 경기불황으로 침체기에 빠져 있음에도 이들 명품 아동복 시장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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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수입아동복 매출은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수입아동복 매출은 지난 2013년 8.1%, 2014년 10.7%로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동복 전체 매출이 2013년에 3.2%, 2014년에 3.5%, 지난해에 4.1%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수입아동복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의 펜디 키즈, 버버리 칠드런 등 수입 아동복 매출은 지난해, 전년보다 21.3%나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명품 아동복 라인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아동 고객을 대상으로 어린이 책 미술관, 아동 클라이밍 등 아동 체험형 마케팅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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