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신세계, 이마트, 광주 신세계, 신세계 건설을 비롯한 신세계 그룹주(株)가 전반적으로 하락세여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세계 그룹의 주력 회사인 신세계가 최근 멘세점 사업자에 선정된 터여서 이번 주가 하락세는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18일 현재 신세계 주가(아래 사진)는 4만 3,800원으로 지난해 5월 28일 8만 1,400원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신세계 건설, 이마트, 광주 신세계 등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면세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이번 신세계 그룹주의 하락의 원인으로는 면세점 사업권 취득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특허가 만료되는 시내 면세점 4곳(서울 3곳과 부산 1곳 등 4곳)에 대한 입찰을 두고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앞서 7월 10일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자 발표 이후 운영권을 획득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현대산업, 호텔신라, 하나투어 등의 주가가 상승흐름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기존 부산 면세점을 지켜내는 동시에 SK네트웍스가 운영했던 서울 면세점 1곳을 따냈다. 이에 따라 신세계의 흐름에 관심이 집중됐다. 당시만 하더라도 면세점 사업에 따른 기업가치의 증가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BNK투자증권의 이승은 애널리스트는 "면세점 사업에 따른 기업가치 증가분은 신세계 1조 2,08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또 "면세점 특허 신청 마감 이후 결과 발표까지 신세계의 주가는 9.42% 상승했다고 덧붙이면서 앞으로 약 1조원의 시총 증가 여력이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는 관광객 증가의 이유로 현재 9개가 가동 중인 서울 시내 면세점을 추가로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경우 지난해 특허에서 월드타워점과 워커힐점을 뺏긴 롯데와 SK가 추가로 특허에 입찰해 회생할 길이 트이게 되는 것이다. 가뜩이나 경쟁 과열 속에서 신규 브랜드 유치를 하지 못하고 매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갈등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한 절차에 의해 신규 면세점을 선정하고 1, 2년의 안정화 기간도 없이 신규 업체가 진입하면 면세산업 전체가 추락할 수 있다』는 신규 면세점의 입장과 자사 이기주의라는 롯데 등의 지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즉, 면세점 추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은 신세계 입장에서 좋아보이지 않는다. 면세점 사업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록 매출액은 더 감소하기 때문이다.
공격적 투자로 재무구조 악화
지난해 9월 결정한 인천 송도 복합쇼핑몰 개발과 11월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사업자 선정으로 인해 신세계 그룹의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종속기업인 신세계디에프가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가로 선정된 것은 투자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 3,000억원 가량의 설비투자 같은 비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신세계는 올해 강남점 증축, 센텀 B관, 김해점, 대구점, 하남 복합쇼핑몰 등의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신사업으로 광고업을 추가했다. 광고대행사가 맡아온 매장 내 광고물 중 일부를 자체적으로 진행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이마트를 통해 본격적으로 광고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신세계그룹의 시스템통합회사인 신세계I&C는 위치정보업, 광고업, 의료기기 판매업 등 7개의 신사업을 추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화장품 용기 제조업과 주류판매업을 추가했으며 신세계푸드도 인테리어 디자인업을, 식탁 및 주방용품 소매업, 부동산 전대업 등을 사업목적에 새로 넣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4조 1,000억 원 규모의 역대 최대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투자금은 복합쇼핑몰 하남유니온스퀘어와 이마트 신규출점, 신세계그룹의 온라인채널 강화 등에 사용된다.
정용진 부회장은 『과감한 투자와 고용을 지속하면서 내수경기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유통기업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책임있게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1월 신세계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유통업계 업황이 좋지 않고 투자규모도 늘어 재무상태가 악화할 수 있다는 이유다.
그러나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는 등 내수 경기의 더딘 회복세에 대한 경계가 나타나고 있다. 사업을 확장할 경우 경기가 회복되었을 때 더 큰 성장을 기약할 수 있다. 하지만 예상보다 경기 회복이 더디고 사업 확장에 따른 재무 리스크가 지나치게 커질 경우 독이 될 수 있다.
소셜커머스 쿠팡, 위협적 성장세
이마트가 기저귀, 분유 등을 시작으로 생필품 전반에 대해 가격 할인 경쟁을 선언하고 쓱(SSG) 배송을 통해 쿠팡의 로켓배송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모바일커머스 시장의 성장에 눈에 띄는 대응이 없었던 이마트의 이 같은 행보는 유통업의 경쟁 요소와 장(場), 즉 패러다임이 바뀌었음을 확인시켰다.
이마트가 유통 업계 전반에서 온라인 쇼핑 성장세에 따라 4분기 실적이 부진했다. 이마트는 지난 4분기 매출 3조325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2.7% 성장한 모습이었으나, 영업이익은 29.2% 감소한 840억 원 수준에 그쳐 시장기대치(1510억 원)에도 못미쳤다. 이마트 기존점 신장률이 3.2%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19.4%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는 최저가 품목을 부피가 크고 무거워 소비자들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구입을 더 선호하는 생수와 세제, 샴푸, 휴지, 커피믹스, 물티슈 등 생활필수품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가격 또한 주간 단위로 온라인 쇼핑몰 가격을 관찰해 상시 최저가로 운영하기로 했다.
반면 한 소셜커머스 관계자는 『이마트는 실적을 공시해야 하는 기업인 만큼 장기적인 출혈경쟁은 어렵지 않겠느냐』며 『소셜커머스의 성장은 쇼핑 패턴이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인데, 대형마트가 기존에 갖춰놓은 인프라와 상충되는 모바일 쪽을 대대적으로 강화하지 않는 이상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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