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현대자동차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올해 1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실적이 엇갈리면서 그 이유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가 신흥국의 시장 침체로 고전하는 반면 기아차는 주력인 레저용 차량(RV)의 판매 호조를 앞세워 좋은 실적을 달성했다.
하루 앞서 현대차는 26일 1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액이 22조 3,5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5.5%, 10.8% 줄어들어 1조 3,424억원, 1조 7,681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영업이익은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 약세, 공장가동률 하락 영향 등으로 인해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역대 1분기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으나 수익성이 둔화된 것도 신흥국 경제 상황이 한 몫을 했다는 평이다.
또 올 1분기 국내 판매는 신차 효과와 개별소비세 인하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대비 3.7% 증가한 16만 577대였다. 그러나 해외 판매는 저유가에 따른 신흥국 및 중동시장 경기 침체로 전년 동기보다 7.9% 줄어든 94만 6,800대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국내외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118만 2,834대)보다 6.4% 줄어든 110만 7,377대에 그쳤다.
반면 기아차는 올해 1분기 실적이 레저용 차량(RV) 판매 호조와 환율 상승으로 급증했다. 올해 1분기 매출 12조6천494억원, 영업이익 6천336억원, 당기순이익 9천446억원을 기록하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2%, 영업이익은 23.8%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9,44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5.0%로 2개 분기 만에 5%대를 회복했다. 영업이익 증가율 23.8%는 2013년 4분기의 60.9% 이후 2년여 만에 최대다.
카니발·쏘렌토에 핵심 볼륨 차종인 스포티지가 가세하며 글로벌 시장에서RV 판매 비중이 늘고 있으며 최근 출시한 신형 K7과 모하비의 신차 효과에 원화 약세 효과 등 우호적인 환경이 손익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2분기는 신흥국 경기 부진 심화 및 주요 선진국의 경기회복 둔화 조짐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차의 전략에 관심이 집중된다. 기아차는 신형 스포티지가 2분기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데 이어 신형 K7과 니로 등 신차들이 내수 판매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5월부터 가동되는 기아차 멕시코 공장도 북미와 중남미 시장의 판매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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