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롯데그룹이 총수 일가와 경영진의 거액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의 집중수사가 이어지면서 호텔롯데의 상장이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 12일 롯데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호텔롯데는 7월까지 상장작업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현재 투자자 보호를 위한 변경신고 등 절차 이행이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상장이 무기한 연기했다.
롯데그룹이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지난 10일 검찰이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호텔롯데의 상장철회는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호텔롯데는 지난 1월 28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에 6개월 이내에 상장하지 못하면 다시 원점에서 공모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호텔롯데 상장은 당초 6월말로 정해졌지만 신 회장의 누나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연루 의혹에 7월로 연기됐다. 그런데 오너에 대한 수사를 이유로 또 다시 증권신고서를 고치게 될 경우, 증권신고서가 제출 후 15영업일간 숙려기간을 거쳐 효력이 발생하는 만큼 7월28일 이전 상장을 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검찰이 롯데그룹이 계열사의 자산 가치를 실제보다 낮게 평가해 상장을 추진하던 호텔롯데로 넘기는 과정에서 거액의 횡령과 배임을 저지른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호텔롯데의 회계와 재무제표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번 호텔롯데의 상장 연기로 인해 국내 IPO(기업공개)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올해 IPO 최대어인 호텔롯데의 상장이 무산되면서 다른 공모기업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호텔롯데의 상장 철회 소식으로 인해 호텔신라가 장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오전 10시 현재 2.90% 오른 6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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