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구 연구원]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주 판매량이 역대 최대 생산량을 기록했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소주 생산량은 전년동기대비 0.4% 늘어난 58만 1,563kl(킬로리터)로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희석식과 증류식, 과일 소주 등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이 가운데 수출을 제외한 내수용 생산량은 총 54만3,422kl로 집계됐다. 병으로 환산하면 15억950만병(629만상자)에 달한다.
360ml 병 소주로 환산하면 16억1,545만병, 673만상자에 달하는 양이다. 병당 1,000원대인 출고가 기준으로는 1조6,100억원 어치다. 즉, 국내에서 생산된 소주의 93.5%가 내수시장에서 팔린다는 뜻이다.
국민(약 5,160만명) 1인당 올 1~5월에 29.3병의 소주를 마신 셈이다. 음주가능한 만 20세 이상 성인(4,140만명)으로만 따지면 1인당 36.6병(월평균 7.3병)에 달한다.
대형마트 매출 추이를 보더라도 소주 매출 증가세는 두드러진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소주매출 신장률은 12.3%에 달한다. 같은 기간 맥주 매출 신장률 4.2%의 3배에 달한다. 지난해 인기를 끌던 과일맛 소주 매출이 감소했지만 일반 소주 매출이 늘었고 지방소주 업체들이 수도권 진출에 나서면서 신규 수요가 발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열풍이 불었던 과일소주 기저효과와 지난 연말 소주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을 감안하면 낮은 증가율이 아니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렴한 가격에 적당한 알코올 도수를 앞세운 소주는 맥주와 더불어 대표적인 「서민의 술」이면서 전형적인 불황형 소비재』라고 말했다. 그는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주가 위스키 등 고급 주류를 대체했고 꾸준히 알코올 도수를 낮춰가며 여성소비자를 끌어들인 것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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