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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6] 농협중앙회장 선거, '1강2중' 판세 속 주목할 변수 3가지
  • 이명학 기자
  • 등록 2024-01-19 14:54:12
  • 수정 2024-01-19 16: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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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으면서 판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명의 후보가 출마한 이번 선거는 현재 '1강 2중'으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기호2), 조덕현 충남 동천안농협 조합장(기호3), 송영조 부산 금정농협 조합장(기호6)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민선 7기 농협중앙회장 후보. 

17년만의 직선제로 관심↑


오는 25일에 치러지는 선거는 지난 선거와 다른 점이 많다. 직선제와 부가의결권이 변수다. 17년 만에 부활한 직선제는 그간 지적받아 왔던 투명성·공정성 논란을 떨쳐낼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받고 있다. 부가의결권은 지역농(축산업협동조합) 및 품목조합 조합장 등 선거인 전체 1111명 대상으로 올해 처음 도입된다. 부가의결권에 따라 조합원 수 3000명 이상인 조합(141개소)은 한 표를 더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1·2위 후보 간 결선투표를 다시 치를 예정이다. 1강 2중의 구도에서도 결선투표 변수를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이에 연임이 좌절된 이성희 현 농협중앙회장의 표심의 향방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이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2009년부터 대의원회 간선제를 실시했다. 300명의 대의원 조합장이 중앙회장을 뽑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일부 조합장만 선거에 참여해 투명성과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고, 전체 조합장이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졌다. 이에 이번부터 다시 1111명의 조합장 모두 선거에 참여하는 직선제로 치러지게 됐다. 


앞서 지난 2007년 선거까지는 이번처럼 직선제로 진행됐다. 하지만 직선으로 선출된 한호선(제14·15대), 원철희(제16·17대), 정대근(제18-20대) 회장까지 3명이 임기 중 잇따라 비리혐의로 구속되면서 직선제 회의론이 대두됐고, 결국 2009년 간선제 및 단임제로 농협법이 개정됐다. 


역대 농협중앙회장. [이미지=더밸류뉴스]

그럼에도 선거 과정 및 결과에 대한 잡음이 지속적으로 들려오자 지난 2021년부터 농협법이 직선제로 다시금 개정됐다. 이에 따라 선거인 수가 기존 300명에서 1111명으로 대폭 늘어난 점은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농민 대통령'이라 불리는 농협중앙회장은 지난 1961년 정부 임명제로 도입됐으나, 1990년 조합장 전체가 참여하는 직선제로 방식이 바뀌었다. 한호선 당시 회장부터 시작된 '민선(民選)'의 역사는 이성희 현 회장을 지나 이제 7기를 바라보고 있다. 


특정 후보 '몰아주기' 구설


선거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특정 후보 '몰아주기'가 이슈로 제기되고 있다. 


특정 측근들이 모 후보 캠프에서 선거 지원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농협중앙회 임원이 모 후보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하면서 투표권을 갖고 있는 일선 조합장들과 모 후보를 만나게 해주고 지지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농협중앙회 인사들이 농협회장 후보들 진영에서 선거 지원을 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현직을 유지하고 있는 농협중앙회 또는 계열사 임원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다. 대통령 선거에서 현직 공무원들이 특정 정당 대선후보를 대놓고 지지하면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과 유사하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법에는 명백하게 후보 본인 외에는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돼 있는데 이렇게 노골적으로 현직 고위 농협 인사가 선거에 관여한다면 선거 이후 중앙선관위원회가 검찰에 고발 또는 수사 의뢰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도권 지역 모 조합장은 “현직에 있는 인사들이 모 후보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해서 놀랐다”며 “다른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고 뒤늦게 선거에 뛰어든 후보가 3~4% 지지율에서 갑자기 20%대로 뛰어 오른 것은 특정 세력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선거관리를 맡고 있는 중앙선관위도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례가 채증돼 선관위를 통해 사법당국에 고발 또는 수사의뢰로 이어질 경우 선거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기도의 한 조합장은 “이번 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중에 갑자기 경기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모 후보는 경기도 출신도 아니고, 농협중앙회에서 인지도 있는 조합장도 아니어서 의의로 생각했다"며 "그런데 특정 인사들이 모 후보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밝혔다. 


'2표 조합' 부가의결권 도입… '과반X→1·2위 재투표' 결선투표까지


1111명의 선거인이 이번 선거에 참여하지만 전체 표 수는 그 이상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원인은 올해 처음으로 도입되는 '부가의결권'이다. 선거인단은 조합장 전체로 구성되는데, 그 중 조합원 수 3000명 이상인 조합의 장은 2표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른바 '2표 조합'이 탄생하는 것이다.


현재 조합원 수가 3000명을 넘어가는 조합은 141개소이다. 기존 1111표에서 141표 추가된 총 1252표가 이번 선거를 주도하게 된다. 대형 조합의 영향력이 선거에서도 발휘될 것이라는 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인 1표'라는 협동조합의 기본원칙에 어긋나는 제도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이번 회장 선거에서는 1252표의 절반인 626표의 향방에도 주목해야 한다. 1차에서 과반수를 얻지 못하면 1위와 2위의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과거 1차 투표 2·3위 후보자가 연합해 결선투표에서 1위 후보자를 꺾은 '막판 뒤집기' 사례가 꽤 있었던 만큼 1차 투표에서 과반수인 626표 이상을 얻는 것이 승패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myung092251@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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