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업종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은행과 보험 관련주들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반대로 증권주들의 실적과 주가에는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가 인상하게 되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유동성 장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로 인해 국내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리인상은 돈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의미인데 이러한 자산을 베이스로 한 은행ㆍ보험업종의 이자와 마진율 증가가 예상된다. 즉, 낮은 금리로 인해 증권, 부동산 등으로 투자한 사람들이 예금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면 은행과 보험주들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은행 업종의 경우 3,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6.4%, 23.0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3분기엔 하나금융지주(72.3%), DGB금융지주(63.5%), JB금융지주(49.7%) 등의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됐으며 4분기엔 DGB금융지주(206.2%), BNK금융지주(105.4%) 등이 호실적을 낼 전망이다.
보험업종의 경우엔 3,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각각 28.1% 감소와 적자확대로 추정되긴 했으나 3개월 전 추정치에 비해서는 3분기 영업이익이 47.4% 늘었고 4분기엔 적자축소로 예상되는 등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도 『불안심리가 높은 국면에서 은행업종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은행업종을 둘러싼 환경도 좋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질 때마다 은행업종은 코스피 수익률을 상회했었다』며 『아직까지 은행업종이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수혜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투자매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에 증권 업종은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기존 금리 인하 기조를 보였던 한국은 화폐 관리 차원에서 금리를 더이상 낮추기 어려워진다. 증시만 놓고 보면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한국이 낮추면 원화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돼 한국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에 환차손이 발생한다. 국내 투자자들도 이자부담이 높아질 것을 우려해 쉽게 빚을 내 투자하기 꺼려진다. 이렇게 되면 증시 자금은 물밀듯 빠져나가게 되고 증권사들은 수익성 악화에 시달린다.
이 같은 업계 상황은 이미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증권업종 지수는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이후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미국 금리인상 우려가 커지자 하락 반전했다. 증권사들의 올해 2분기 실적에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등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부터 본격 내리막이다. 증권업종 지수는 지난 7월 말 장중 하반기 최고점(1803.76)을 찍은 이후 지난 2일(1666.04)까지 7.6%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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