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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주의 책마을] 구글, 세계 지배를 노린다. 『구글의 미래』
  • hankook990
  • 등록 2016-10-13 08: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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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이민주 버핏연구소 대표가 출판 전문지 <기획회의>에 게재한 칼럼입니다. <기획회의>는 출판계의 경향과 소식, 서평을 담은 출판 전문지입니다]

구글, 세계 지배를 노린다. 『구글의 미래』

토머스 슐츠 지음. 이덕임 옮김. 비즈니스북. 2016

구글의미래

지구촌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에 구석구석 영향을 미치는 기업 1순위로 구글이 손꼽힌다. 이제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한 구글을 피할 수 없다. 우리는 이른바 '구글링'(구글 검색)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고, 지메일(Gmail)을 통해 지인과 소식을 주고 받는다. 또, 구글 자회사인 유튜브에 들어가 동영상을 감삼하고, 또 다른 구글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고 들여다본다. 실은 우리가 매일 쓰는 삼성전자 갤럭시와 LG전자의 G5에도 구글이 숨어 있다. 두 회사의 스마트폰은 구글의 안드로이드라는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구글은 자율주행, 로봇, 생명연장도 연구하고 있다.

구글은 세계의 지배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지금보다 나은 삶을 인도하는 '행복 제공자'가 될 것인가?
이는 나의 오랜 관심사였는데 최근 출간된 <구글의 미래>를 읽고 나니 이 궁금증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의 책장을 덮고 나니 원제인 '구글이 원하는 것'(What google really wants)이 내용에 더 부합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구글의 경영진은 분명 세상을 보다 낫게 만들겠다는 선한 의도를 갖고 있음에 틀림없는 것 같다. 구글의 설립 시점으로 되돌아가보자. 사업의 성패는 '운칠기삼'이라고 하는데, 구글은 출발부터가 억세게 운이 좋았다. 
1995년 여름,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 재학생이자 스물두살 동갑내기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우연히 행사에서 처음 만났다. 세르게이 브린은 스탠퍼드대 역사상 최연소(22세)로 박사 과정에 입학한 수학 천재였고, 래리 페이지는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서먹서먹하던 두 사람은 기존의 인터넷 검색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방법을 발견했고, 이를 사업화하기로 의기투합했다. 성공 창업의 첫째 조건인  ‘똑똑하고 야심만만한 젊은이들’이 뭉친 것이다.
그 다음은 회사 설립과 자금 조달인데, 이것도 운이 좋았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두 사람은 별다른 어려움없이 실리콘 밸리의 억만장인 엔디 벡톨샤임(Andy Bechtolsheim)의 전폭 지원을 받은 것이다. 엔디 백톨샤임은 스콧 맥닐리(Scott Mcnealy)와 함께 그 유명한 IT기업 선 마이크로 시스템스를 공동 창업해 큰 성공을 거둔 인물이다. 당시 그는 실리콘 밸리에서 젊은 사업가들이 창업을 하도록 지원해주고 있었다.
1998년 8월의 어느 여름날,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벡톨샤임의 자택에서 아침 식사를 같이 하고 나서 벡톨샤임에게 초기 구글의 원형을 노트북으로 설명했다. 벡톨샤임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그는 즉석에서 10만달러(약 1억 1000만원원)짜리 수표를 써준 것이다. 아무런 보증도 없이 단지 두 젊은이의 능력만 보고 우리 돈 1억원 가량이 건네지는 장면은 자금이 부족해 뜻을 펴지 못하는 숱한 창업가들이 부러워할만하다. 
세번째는 기업으로서 이익을 내는 것인데 이것도 운이 좋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노련한 IT 경영자 에릭 슈미트가 2001년 3월 구글에 합류해 CEO로서 경영을 맡으면서 이 목표는 해결됐다. 슈미트는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구글 검색 기능을 보고 나서 두말하지 않고 구글에 합류했다.
이후 구글은 놀라울 정도로 급성장했다. 에릭 슈미트가 구글 CEO를 맡은지 2년째인 2003년 구글은 연매출 10억달러(1조원)를 기록했다. 같은 매출액을 달성하는데 마이크로 소프트(MS)가 15년이 걸린 것과 비교해보라.
에릭 슈미트가 CEO를 맡기 전까지 구글은 적자 투성이였다. 창업 1년째인 1999년에 구글은 매출액 22만 달러(약 2억 4000만원)에 당기순손실 600만달러(약 66억원)를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손실이 1500만달러(약 160억원)로 늘었다. 유능한 CEO를 만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2004년, 구글은 주식 시장에 상장하면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의 놀라운 성장의 역사를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실패없는 성공의 연속이어서인가.
이 책을 보면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비즈니스의 관점에서는 '순진한' 발상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래리 페이지는 자신이 사업을 하는 목적을 '돈을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물론 사업가는 누구나 대외적으로 낭만적이고 이상적인 비전을 드러낸다. 그렇지만 그것은 전시용일 뿐이다. 그들은 남몰래 책상에 앉아서는 어떻게 하면 한푼이라도 더 비용을 줄리고, 매출액을 늘릴 것인가를 골몰한다. 그런데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진정으로 '보다 나은 세상 실현'이라는 이상적인 담론을 지금도 갖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두 젊은이의 이상과 야망은 순항중이다. 구글은 검색 서비스에서 한걸음 나아가 별의별 진기한 서비스와 제품을 연구하고 있다.
알파고는 우리가 잘 아는 구글의 인공지능(AI) 로봇이다. 지난 3월 알파고는 한국의 바둑 고수 이세돌을 눌러 세상을 놀라게 했다. 구글은 수년내로 인간의 어떤 질문에도 인공 지능 로봇이 답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글은 인류의 염원인 영생불멸에도 도전하고 있다.  2013년 9월 구글이 설립한 스타트업 기업 칼리코(Calico)는 노화와 노화 관련 질병을 연구한다. 칼리코는 영원한 젊음을 찾는 일, 적어도 죽음을 획기적으로 늦추는 일에 전념한다. 이들의 목표는 왜 인간의 몸은 나이가 들면 점점 약해지고 질병에 잘 걸리는지를 규명하고, 이를 통해 최소한 노화 과정을 늦추는데 있다. 연구진은 전례 없이 방대한 양의 생물학적 과정과 질병, 죽음, 방병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들은 삶과 죽음에 관한 질문의 답에 보다 가까워지기를 원한다. 실제로 방대한 양의 정보 처리는 구글이 가장 잘하고 있으니 칼리코는 성과를 내기에 좋은 조건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구글의 두 창업자는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실제의 결과는 구글이 개발한 신기술로 대규모 해고와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사생활 침해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구글의 세상 지배'로 흘러가고 있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치명적 실패를 경험하지 않은 두 젊은이는 언젠가는 크게 실패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걸까?
구글의 두 젊은이는 세상의 불행을 앞당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구글의 자율주행차는 교통 체증 문제를 해결하겠지만 택시 기사나 버스 운전 기사 혹은 트럭 운전자의 직장을 빼앗아갈 것은 명확하다.
두 젊은이에게 인류의 미래를 맡기고 있는 세상을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인류의 미래가 갈수록 불확실해지고 있음을 이 책은 보여준다. 
 
 
이민주 소장은?
<지금까지 없던 세상>(쌤앤파커스 펴냄)의 작가이자 투자 및 기업교육 전문회사인 버핏연구소 대표이다.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미 퍼듀대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인생, 투자, 경영을 주제로 이메일 레터 『행복한 투자 이야기』를 보내고 있다. 버핏연구소 설립에 앞서 한국일보 기자로 17년을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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