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지난 16일(현지시각) 「2016 파리모터쇼」는 막을 내렸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주목하는 기술들이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는 평가다. 특히 특히 화려함보다 향후 시장 흐름을 잡기 위한 업체들의 진중한 관찰과 고민이 엿보였다.
그 가운데 「2016 파리모터쇼」에서 대세는 역시 전기차였다.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열릴 때 만해도 저유가 기조로 고성능차가 부각되며 친환경차는 다소 주춤해진 듯했다. 그러나 지난해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 이후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시작했다.
디젤게이트를 촉발시킨 폭스바겐은 2020년 출시예정인 「I.D.」(아이.디.)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전면에 내세웠다. I.D.는 앞으로 폭스바겐 전기차 개발에 있어 근간으로 쓰일 MEB 플랫폼을 최초 적용한 전기차다. 1회 충전으로 최대 600를 주행할 수 있는 혁신적 배터리 기술과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능 탑재가 특징이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이 같은 전기차 라인업을 바탕으로 2025년까지 전세계 자동차 브랜드 중 최초로 1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판매해 전기차 시장에서도 선두 브랜드로 나설 것』이라고 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벤츠의 전기차 서브 브랜드인 「제네레이션 EQ」도 선보였다. 70kWh 용량의 배터리로 최대 311㎞(유럽기준)를 달릴 수 있으며 2개의 전기모터로 최고 402마력, 72.1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벤츠는 2025년까지 10개의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NH투자증권의 한슬기 애널리스트는 18일 『지금까지 전기차는 저렴한 유지비, 자율주행 용이 등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짧은 주행거리, 충전인프라의 한계, 비싼 가격 등으로 대중화 되지 못했다』며 『그러나 이번 파리 모터쇼에서 보듯이, 기술의 발달 등으로 주행거리와 가격의 문제가 해결된 일명 「2세대 전기차」가 등장하면서 전기차의 대중화는 빠르게 앞당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인 배터리 가격이 기술 개발로 하락하면서 전기차 가격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한슬기 애널리스트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과 일본 배터리 기업들과 함께 배터리 부문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아직은 공급 과잉으로 수익률이 좋지 못하지만, 전기차의 빠른 성장으로 2019년부터는 공급 부족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배터리 생산 업체들의 수익률도 점차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현대·기아차와 같은 완성차뿐만 아니라 모터, 배터리, 충전기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들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 전망했다. 관련주로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만도, 후성, 엘앤에프, 에코프로, 일진머트리얼즈, 삼화콘덴서, 우리산업, 상아프론테크, 한온시스템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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