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구 연구원]
CJ제일제당이 농심의 즉석밥 설비를 인수해 HMR(가정간편식) 제품의 시너지 강화를 노린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생산을 중단한 농심의 즉석밥 제조설비를 인수했다. 가격은 농심의 투자비용 수준인 1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은 올 연말부터 인수한 설비를 통해 「햇반」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농심은 2002년 경기 안양공장에 110억원을 투자해 연간 즉석밥 3,6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했다. 라면, 스낵과 함께 「3대 핵심 사업군」으로 정하고 한때 20%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CJ제일제당의 햇반을 이겨내지 못했고, 오뚜기와 동원F&B 등과의 경쟁이 한층 심화돼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CJ제일제당이 농심의 즉석밥 설비를 인수한 이유는 즉석밥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서다. 1~2인 가구 증가로 HMR 시장이 늘어나는 가운데 식사의 기본이 되는 밥 수요도 덩달아 늘어 즉석밥 시장은 올해 25% 이상 성장한 3,000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여기에 CJ제일제당이 주력하고 있는 「햇반 컵반」이 국내는 물론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해외 수출물량까지 급증하고 있어 즉석밥 생산설비 증설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번 거래로 CJ제일제당의 즉석밥 생산능력은 연간 1억6,000개에서 2억개로 25% 가량 늘어난다. 시장 점유율도 65%에서 70% 이상으로 확대돼 업계 2위인 오뚜기(28%)와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게 됐다. 덕분에 2018년 2,500억원, 2025년 1조원으로 설정했던 햇반 매출 목표 달성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CJ제일제당은 「햇반」을 앞세워 유통업체에 밀리고 있는 HMR 시장 주도권을 회복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부대찌개·김치찌개·된장찌개·육개장·곰탕 등 각종 국·찌개류부터 삼계탕 등 일품요리, 반찬류에 이르기까지 즉석밥과 시너지 효과가 높은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농심이 「규모의 경제」를 갖춘 CJ제일제당 외에 즉석밥 설비 인수 업체를 찾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시장 지배력을 갖춘 즉석밥을 앞세운 CJ제일제당의 HMR 시장 공략이 한층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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