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신한투자증권 이동헌·이지한, 2026년 4월 13일
조선업이 단순 업황 회복을 넘어 해외 생산기지 확장을 통한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정학 리스크와 물동량 재편으로 발주 환경이 견조한 가운데, 국내 조선소는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재편하고 해외 야드는 범용 선종을 담당하는 이원화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미지=버핏연구소 | AI 생성]
이번 보고서는 HD한국조선해양의 필리핀 수빅 조선소(HD현대필리핀조선 HHIP) 야드 투어를 통해 해외 사업 확장의 실체를 점검했다. 수빅 조선소는 과거 한진중공업이 사용하던 부지를 10년 임차하는 구조로 대규모 인수 대신 리스 방식을 택해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춘 점이 특징이다. 연간 최대 10척 건조를 목표로 하며 11만5천톤급 PC선을 시작으로 반복 건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해외 전략의 핵심은 SEA Belt 구축이다. 베트남 법인 HD HVS는 연간 15척에서 중장기 30척까지 확대를 추진하고 필리핀 HHIP는 중장기 10척 체제로 증설한다. 인도 미국 페루 등으로도 협력 범위를 넓히며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고 있다. 이는 중국과의 범용 선박 경쟁에서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황 측면에서는 탱커 발주 증가가 뒷받침 요인이다. 115K급 탱커 발주는 2020년 41척에서 2025년 144척으로 확대됐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수송 경로가 장거리화되면서 톤마일 수요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중대형 탱커 수요도 동반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수주잔고 역시 3~5년치에 달해 단기 실적 가시성은 확보된 상태다.
사업 구조 재편도 병행됐다. 2025년 12월 HD현대중공업이 HD현대미포를 흡수합병하면서 대형 VLCC부터 중형 MR급까지 탱커 전 선종을 통합 커버하는 체제를 갖췄다. 합병 이후 해외 법인을 통합 관리하는 싱가포르 투자법인을 신설해 의사결정 효율을 높였다.
실적 개선도 뚜렷하다. 지배주주순이익은 2024년 6215억원에서 2025년 1조4155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2027년 매출 목표를 기존 19조원에서 25조9천억원으로 상향했다. 주주환원율은 40%로 목표치 30%를 웃돌았고 ROE는 18.8%를 기록했다.
해외 방산 협력도 확장 국면이다. 미국 MASGA 프로젝트 참여 필리핀 호위함 수주 3200톤급 2척 8447억원 사우디 IMI 합작 조선소 등 9개국에서 거점을 구축 중이다. 특히 사우디 IMI는 연 40척 규모 초대형 야드로 설계 기술 자문 중심의 로열티 모델을 적용해 직접 건조 리스크를 낮췄다.
보고서는 이를 △방산 매출 확대 △합병을 통한 전 선종 커버리지 확보 △해외 야드 가속화에 따른 글로벌 점유율 회복이라는 세 축으로 요약했다. 단기적으로는 밸류에이션 부담과 경기 둔화 우려로 주가가 횡보할 수 있으나 해외 생산 네트워크 확장이 본격화될 경우 조선업이 사이클 산업을 넘어 구조적 성장 산업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 종목]
009540: HD한국조선해양, 329180: HD현대중공업, 010620: HD현대미포, 042660: 한화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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