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아프리카TV의 유명 BJ(인터넷 1인 방송진행자)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대도서관, 윰댕, 밴쯔 등 스타급 BJ들이 아프리카TV를 떠나 유튜브 등으로 옮기고 있는 추세이다. 아프리카TV가 BJ 개인방송에 간섭하며 「갑질」을 하고 있다는 게 갈등의 표면적 이유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사업자와 BJ 간 방송 수익을 둘러싼 갈등이 주 원인이다.
그간 아프리카TV를 대체할 만한 1인 방송 플랫폼이 없었던 상황에서 최근 유튜브, 네이버 등이 BJ 끌어안기에 나서면서 아프리카TV BJ들의 이적 행보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새벽 아프리카TV의 유명 BJ 「밴쯔」(본명 정만수, BJ 순위 44위)가 지난 14일 유명 BJ 「대도서관」(나동현)과 「윰댕」(이채원)에 이어 유튜브 행을 선택했다. 잇단 BJ들의 이적으로 아프리카TV의 갑질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이들은 아프리카TV가 BJ에 따라 영업정지 등 규제 수위를 차별하고 있고, BJ들의 상업적 방송에도 송출(호스팅) 비용을 챙기는 등 갑질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도서관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아프리카TV가 광고방송을 할 때 마다 호스팅 비용 명목으로 800만 원에서 1000만 원 가량의 돈을 요구했다』며 『우리에게 들어온 광고 수익을 아프리카 TV가 왜 가져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도서관과 아프리카TV의 갈등은 일본 유명 그라비아 배우 시노자키 아이 출현에서 발단됐다. 대도서관에 따르면 CJ E&M을 통해 시노자키 아이 출연을 조건으로 호스팅비를 받았고, 아프리카TV 측에 이를 알리지 않아 방송 정지를 당했다.
아프리카TV 측은 현재 방송 약관 상 BJ들의 상업방송을 제한하며 상업방송을 해야 할 경우 회사측과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도서관이 이를 몰랐을 리 없고 사전협의를 하지 않으면 부적절한 광고로 시청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이유다.
한편, 스타 BJ 중 한명인 밴쯔도 지난 19일 아프리카TV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아프리카TV 외에 광고 수익 구조가 BJ들에게 유리하다고 알려진 유튜브라는 대안이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사건을 계기로 아프리카 TV를 떠받쳐온 BJ들의 이탈이 계속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아프리카TV의 주가도 계속 떨어지고 있고 BJ들의 유튜브로 이동이 가속화되면 국내에서 인터넷 방송이라는 장르를 개척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던 아프리카TV가 과거 싸이월드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했다.
한편 아프리카TV의 BJ 이탈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한상웅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부 BJ들의 이탈 효과는 미미하다』며 『아프리카TV의 인기 BJ 수는 800명에 달하며 매출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트래픽과 매출이 분산된 만큼 특정 BJ가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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