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구 연구원]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 빅3가 올해 수주 목표를 채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4분기 실적이 남았으나, 수년 전부터 계속된 선박 발주 한파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개선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조선 3사는 올해 심각한 수주 가뭄으로 연초 세웠던 수주 목표를 중간에 절반 가까이 낮췄음에도 이를 달성하는데 끝내 실패했다.
현대중공업은 애초 조선·해양·플랜트 부문(현대삼호중공업 포함)에서 167억달러 수주를 목표했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자 지난달 이를 53억달러로 조정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사실상 한 해가 마무리된 현재까지 44억달러(달성률 83%) 물량을 수주하는데 그쳐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연초 125억달러 수주를 기대했다가 연중 이를 53억달러까지 낮췄다. 그럼에도 이날까지 실제 계약한 물량은 8억달러(15%)가 전부다.
대우조선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회사는 애초 108억달러 수주를 목표했다가 중간에 62억달러로 조정했는데 현재까지 15억5,000만달러(25%) 치 일감만 확보한 상태다. 대우조선은 내년에도 62억 달러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게 수주목표액을 잡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조선 경기가 매년 악화됐지만 올해 특히 심각했던 영향』이라며 『창사 이래 수주실적이 이렇게 나빴던 적도 없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로 세계 선박 발주 시장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세계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세계 선박 발주량은 1,048만CGT(건조난이도를 고려한 가치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 3,720만CGT의 28% 수준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도 상황이 올해보다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측되지만 절대적 발주 전망 자체는 여전히 어둡다』며 『본격적인 업황 회복은 2018년부터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 각 사별로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이 한창인 만큼 내년을 잘 버텨내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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