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일(현지시간) 기준 금리를 인상했다. 지난 3월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 금리 인상이다.
지난 3월 0.75~1.0%로 올랐던 미국 기준금리는 3개월 만에 1.0~1.25%로 0.25% 인상됐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 기준금리(1.25%)와 같아졌다. 미국 기준금리는 올해 말까지 추가 1회를 포함해 2019년까지 연 3회씩 총 7회 금리 인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 경제에 끼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지난달 실업률이 16년 만에 최저치인 4.3%로 떨어지는 등 미국 경기가 점차 회복세를 보인다고 판단해, 초저금리 정책을 점차 중단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연준은 특히 올해 3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했고, 연내에 4조5천억 달러에 이르는 보유자산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올해 한 번 더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가 약 10년 만에 역전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보는 관점에 따라 시장을 낙관하는 쪽과 보수적인 쪽 전문가들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게 되면 그동안 한국 국채에 투자했던 외국인 자금(약 700조원)이 국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그동안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높았기 경쟁력을 갖고 있었으나, 미국 기준금리 상승으로 한국 국채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민간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다른 조건이 일정할 때 한국 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낮아지면 높은 수익을 좇아 국내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거나 해외투자를 위한 내국인 자금유출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외환시장 내에서 장래 환율에 대한 기대의 쏠림 현상으로 큰 폭의 원화 절하 기대가 높아질 경우 대규모 자본유출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박소연 애널리스트도 『하반기 Fed가 계획대로 금리를 인상하면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은 불가피하다』며 『국내 주식시장은 모멘텀 소강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들 주장에 따르면 미국 금리 변동은 환율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로 이어져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유출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이후에도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의 지기호 애널리스트는 『Fed의 금리인상은 기정사실화 됐었고 재료가 공개되면 악재로서의 역할은 하지 못한다』며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소폭 상승해 이달 말 2400까지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2015년 이후 기준금리 인상은 네 번째인데, 시장참가자들은 4번 이상 금리가 인상되면 「우호적인 펀더멘탈을 반영한 흐름 즉, 적정 금리 수준을 찾아가는 바람직한 인상국면」으로 생각하게 된다』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주식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SK증권의 한대훈 애널리스트도 『기준금리 인상 단행과 함께 이른 시일 내에 양적긴축을 시작할 것이라는 옐런 미 중앙은행 의장의 발언에도 미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며 『옐런 의장을 비롯한 중앙은행이 피력한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더 강하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 1999년과 2005년 이후에도 국내 코스피 지수가 꾸준히 상승하는 패턴을 보여왔기 때문에 미국 금리인상이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우리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 자본 유출과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한 대비책을 찾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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