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미국이 지난달 한국산 냉연강판에 이어 열연강판에 최대 61%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한국 철강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상무부는 포스코가 수출하는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상계 관세율을 각각 3.89%, 57.04% 등 총 60.83%로 판정했다. 현대제철도 반덤핑관세 9.49%, 상계관세 3.89% 등 총 13.38%의 최종 관세를 책정했다.
포스코의 지난해 미국 열연강판 판매량은 85만톤으로, 이로 인한 매출은 약 5,000억원 수준으로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도 약 30만톤에 달하는 열연강판을 미국에 수출했고 이로 인한 매출은 약 1,7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로 상대적으로 포스코보단 적다.
이는 지난 3월 예비판정 대비 크게 높아진 결과일 뿐만 아니라, 5월 국내업체들의 내식성 도금강판, 7월 냉연강판에 대한 반덤핑관세 판정 이후 또 한번 국산 철강재에 고율의 수입관세가 부과된 사례다.
반덤핑 관세는 적정 가격 밑으로 팔았을 경우, 상계 관세는 정부 보조금 때문에 불공평한 경쟁을 했다고 판정될 때 부과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의 무역 제재가 국내 철강 기업들의 실적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보호무역 기조가 점차 확산된다면 장기적으로 국내 철강 기업 업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으로 수출되는 국내 열연 강판 매출은 포스코 기준으로 전체 매출액의 2%도 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제재가 실적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최근 미국을 비롯한 유럽 등 선진국들이 철강산업에 대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향후 보호무역 기조가 확산될 경우 국내 철강업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종국 키움증권 연구원도 『포스코 기준으로 봤을 때 미국 제재로 손해를 볼 수 있는 열연강판 매출액은 최대 5,000억원 정도로, 미국과 타 국가에 열연강판을 단 하나도 팔지 못했을 때 나오는 수치다』라며 『5,000억원은 포스코 전체 매출에 매우 적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도 실적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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