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구 연구원]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배당 규모가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주들의 배당 증대 요구와 배당을 촉진하는 세제 혜택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배당 규모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주들이 편입된 코스피200 기업들의 올해 현금 배당액은 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사상 최대였던 코스피200 종목의 배당금 18조3,532억원보다 9% 증가한 규모다.
증권업계는 올해 상장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주당 배당액을 투자 시점의 주가로 나눈 것으로 배당 투자의 수익성을 판단하기 위해 쓰이는 지표)이 지난해(1.35%)보다 높아진 1.86%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배당수익률도 지난해에 이어 한국은행 기준금리(1.25%)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9월 시중은행 저축성 수신금리 1.35%보다도 0.51%포인트 높은 것이다.
유안타증권은 코스피200에 편입된 상장사 가운데 올해 배당수익률 상위 10개 예상 종목을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가 5.4%로 가장 높았고, 한국전력(4.7%), 하이트진로(4.7%), 두산(4.6%), NH투자증권(4.5%), 세아베스틸(4.1%), 한국쉘석유(4.1%), SK텔레콤(4.0%), 대덕전자(3.9%), 기업은행(3.9%) 순으로 이어졌다.
배당액 순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과 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배당액이 3조766억원으로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한국전력(1조4,432억원), 현대자동차(6,665억원), 신한금융지주(6,386억원), SK텔레콤(6,355억원) 등이 대규모 배당금을 시장에 풀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 악재와 실적 악화에도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는 배경에는 세제 혜택이 있다. 지난해 도입된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기업이 번 돈을 현금 보유 대신 투자나 임금 증대, 배당에 쓰도록 유도하고 있다.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에 혜택을 주는 배당소득 증대세제도 배당이 늘어나도록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삼성증권의 김동영 애널리스트는 『세제 혜택이 종료되는 2018년까지 배당 확대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에 비해 낮은 배당수익률을 의식해 앞으로도 현재 수준의 배당은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층 거세진 주주들의 배당 확대 요구도 배당수익률을 높이는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주식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은 올해 초 배당이 낮은 기업들을 추린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저배당 기업에 배당을 늘리도록 요구하고 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은 최근 삼성전자에 서한을 보내 삼성전자 분사와 동시에 30조 원의 특별배당을 요구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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