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구 연구원]
최근 수주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잔량이 17년 만에 일본보다 줄어들었다. 지난해 조선사들이 심각한 수주 가뭄에 시달린 다 우리나라 조선사들의 선박 인도 속도가 빨라 일본에게 역전당한 것으로 보인다.
4일 영국의 조선 ·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한국의 수주 잔량은 잠정치 기준 1,991만6,852CGT(선박의 단순무게에 부가가치를 더한 수치, 473척), 일본의 수주잔량은 2,006만4,685CGT(835척)로 각각 집계되며 14만7,833CGT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수주잔량 순위는 중국(3,138만CGT)이 1위로 앞섰고, 일본과 한국이 2 , 3위에 올랐다
국내 조선업은 지난 1999년 12월말 수주잔량에서 일본을 앞선 이후 약 17년 만에 다시 따라잡혔다. 당시 일본을 2만1,000CGT 앞선 이후 줄곧 수주잔량에서 우위를 차지해왔다. 조선업이 호황이던 2008년 8월말에는 한국과 일본의 수주잔량 격차가 무려 3,160만CGT까지 벌어진 적도 있었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는 극심한 수주절벽에 내몰리면서 수주잔량이 부족해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조선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 조선업체들은 현 수주잔량의 절반가량을 올해 안에 인도할 예정이기 때문에 생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고를 자부했던 한국 조선업이 수주잔량에서 일본에 따라잡힌 것은 우리 조선업이 처한 위기를 그대로 보여준다』며 『글로벌 업황 침체가 계속되면 한국과 일본의 수주잔량 격차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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