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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을 탐하다] 엠젠플러스, 돼지 장기로 당뇨병 치료제 개발중인 바이오주
  • 신현숙 기자
  • 등록 2018-03-02 1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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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하루에도 숱하게 쏟아져 나오는 기업 보고서. 그렇지만 궁금증은 여전히 남습니다. '탐방을 탐하다'는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관심사로 떠오른 기업을 직접 탐방해 현장 분위기와 시장에 알려지지 않은 생생한 정보를 전하고 투자 포인트를 짚어 봅니다]

 

[버핏연구소=신현숙 기자]  당뇨병은 현대인을 우울하고 고통스럽게 만드는 만성 질환입니다. 이 병을 경험해봤다면 이 질병이 얼마나 인간을 비참하게 하고, 경제적으로 빈곤하게 만드는지 실감할 겁니다. 소변량이 늘어 화장실을 빈번하게 들락거려야 하고, 갈증이 나서 물을 많이 마셔야 하고, 온몸이 나른해지고 무기력감에 빠지게 됩니다. 당뇨병은 합병증도 심각해서 망막변증(실명할 수 있음), 신장기능장애(심할 경우 투석이 필요), 신경병증(통증)을 경험하게 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2017년 기준으로 세계 당뇨병 환자는 4억 2,000만명이고, 2040년이면 당뇨병 환자수가 6억 4,2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됩니다.

 

▶ 한국인 괴롭히는 당뇨병

 

특히 한국인에게 당뇨병은 치명적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15세 이상 인구 10만명당 당뇨병 입원 환자수는 281.0명으로 통계가 있는 33개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291.8명)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OECD 평균(137.2명)의 약 2배, 최하위인 이탈리아(39.7명)의 7배 수준입니다.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보면 시장 규모가 거대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당뇨병 시장 규모가 2014년 18억4500만달러(약 2조원)에서 2019년 35억1400만달러(약 3조7000억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

코스닥 바이오 기업 엠젠 플러스는 바로 이 당뇨병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인슐린을 분비하는 돼지를 생산해 인간의 당뇨병 치료에 사용한다는 겁니다.

인슐린은  인체에서 혈당을 낮추는 유일한 호르몬으로 이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혈당이 증가해 당뇨병이 찾아옵니다.
지난해 10월 이 회사는 연세대와 협업해 세계 최초로 인간 인슐린을 분비하는 복제 돼지를 개발했습니다. 바이오 열풍이 한국 주식 시장에 불어 닥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성과가 발표되자 지난해 엠젠플러스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 회사의 당뇨병 치료의 성과가 어느 수준까지 도달해 있는지가 궁금해 기업 탐방을 했습니다. 회사는 서울 방배전철역 3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었습니다. 강남권 도심에 산뜻한 갈색 5층 건물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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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효령료 엠젠플러스 본사. 사진=버핏연구소. 

 

입구에는 엠젠 플러스와 더불어 또 다른 코스닥 기업인 셀루메드의 입간판이 나란히 있었습니다.
셀루메드는 엠젠플러스의 지분 6.5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의료기기 판매 사업을 영위합니다.
2017년 3분기 현재 엠젠플러스의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셀루메드(6.58%), 심영복(셀루메드 및 엠젠플러스 대표) 3.56%, 기타 우호 지분 0.7%를 포함해 총 10.84%가 셀루메드 관련 지분입니다.
IR을 담당하는 P 차장과 인사를 나누고 질의응답(Q&A)을 진행했습니다. 엠젠플러스에 근무한지가 5년 가량이 됐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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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효령료 엠젠플러스 본사 입간판. 사진=버핏연구소.

 

 ▶ 『돼지는 인간과 유전적으로 매우 유사』

 

우선, 당뇨병을 치료하는 여러가지 방법 가운데  돼지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당뇨병(Diabetes mellitus)은 인체의 위(胃) 뒤쪽에 있는 췌도(膵島. Pancres)가 인슐린을 제대로 분비하지 못하고, 이에 따라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져서 발병합니다. 당뇨병 환자의 상당수가 췌도를 기증받지 못해 사망합니다.
그래서 동물의 채내에서 췌도를 생산해 인체에 이식하거나 인슐린을 생산하려는 연구가 진행돼 왔습니다. 원숭이, 개, 돼지가 대표적인 후보 동물로 꼽히고 있는데, 원숭이는 사육기간이 길고, 가격이 비싸며, 인간과 너무 유사해 윤리적 딜레마를 갖고 있습니다. 개 역시 인간의 반려 동물로 인식돼 동물 애호가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장기의 크기도 작습니다.

여기에 비해 돼지는 윤리적 딜레마나 동물 애호가의 반발이 사실상 없습니다. 무균 사육이 가능하고, 임신 기간(4개월)이 짧고 새끼를 많이 낳으며, 인간과 유전적으로 매우 유사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엠젠 플러스는 1973년 설립 이래 돼지의 채내에서 인체에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췌도를 생산하는 이종장기(異種臟器) 를 연구하고 있습니다.』(P 차장)

 

▶ 세계 최초 인간 인슐린 분비하는 복제 돼지 개발

 

40년 넘는 개발을 진행한 성과가 최근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엠젠 플러스는 지난해 10월 연세대와 협업해 세계 최초로 인간 인슐린을 분비하는 복제 돼지(아래 사진)를 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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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젠플러스가 개발한 인슐린 분비 복제돼지. 사진 제공=엠젠플러스.

 

이 돼지는 당뇨병 환자의 면역 거부 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해 췌도 세포를 추출해 인간에게 이식하기 위한 원료용 돼지입니다. 공신력 있는 의료분석기기관인 라이프 사이언스 연구소(Life Science Laboratories)에 의뢰한 결과, 인간이 분비하는 인슐린과 사실상 동일하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형질 전환을 통해 인간 인슐린을 복제하는 돼지 생산에 성공한 것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돼지를 활용한 이종 장기 연구에 가장 앞선 기업은 뉴질랜드 LCT로 당뇨병 치료를 위한 돼지 췌도 세포 임상 3상을 진행중입니다. 그렇지만 돼지 췌도 세포를 추출해 인체에 이식하는 과정에서 면역거부 억제제 복용에 따른 면역약화 문제가 발생해 임상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엠젠플러스의 복제 돼지는 LCT의 면역 약화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를 진행중입니다.

 

▶ 『2018년 상반기 첨단재생의료법 통과되면 성과 가시화할 것』

 

외부 환경도 엠젠 플러스에 우호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P 차장은 말을 이어갔습니다.
『첨단재생의료법의 상반기 통과가 확실되고 있습니다. 이 법은 면역 세포, 줄기 세포, 유전자 치료 등 첨단 기술에 기반한 치료의 경우 현재의 약사법을 적용하지 않고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 김승희(새누리당), 전혜숙(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했고 상반기 통과가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
L 차장은 『첨단재생의료법이 통과되면 신속하게 인체 부작용을 해소하는 연구가 진행돼 사업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당뇨병은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2016년 국내 당뇨병 환자는 270만명으로 5년간 21.9% 증가했고, 2012~2016년 당뇨병 진료비는 8조 5,110억원으로 세금 부담이 막대하지요. 저희 엠젠 플러스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
여기에 덧붙여 또 하나의 실적 개선 기회를 최근 엠젠플러스가 맞았습니다. 이 회사의 캐시카우인 프런터 현상기 유통사업의 거래처가 삼성전자에서 HP(휴렛패커드)로 바뀌면서 시장 규모가 20배 늘어날 전망입니다.

엠젠플러스는 100% 자회사인 중국 성우시구유한회사를 통해 프린터 현상기를 삼성전자 프린터 사업부에 공급해왔는데, 지난해 말 이 사업부를 글로벌 기업 HP가 인수했습니다. 삼성전자 프린터 사업부의 시장 규모가 2조원대였지만 HP의 경우 40조원대여서 시장이 20배 커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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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젠플러스 본사 3층에 진열돼 있는 엠젠플러스 주요 제품군. 사진=버핏연구소.

 

▶ 2017년 흑자 전환, 횡령 이슈 털어내

 

실은 엠젠플러스는 「사연 많은」 회사입니다. 엠젠플러스의 이전 최대 주주 겸 오너는 삼성전자 출신의 신용현씨였는데 횡령 혐의로 구속되는 등 문제가 발생했고 바이오 기업의 특성상 2011~2016년 5년간 만성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2015년 10월 엠젠플러스 경영권과 최대 지분을 셀루메드(대표 심영복)가 인수한 겁니다. 이 과정에서 엠젠플러스는 상장적격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2016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8개월간 매매거래가 정지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 P 차장은 『매매정지 거래기간을 거치면서 회사가 오히려 투명해졌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거래소의 담당자가 저희 엠젠플러스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재무제표와 회계를 꼼꼼하게 심사했습니다.

현재 저희 엠젠플러스의 재무제표는 완벽하게 깨끗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지난해 3분기에 흑자 전환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저희는 평가하고 있습니다. 사장적격실질심사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해 흑자 전환했다면 상장 폐지를 피하기 위해 장부 조작을 했다는 의심을 받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
장기간의 자에 따른 유동성 위기는 없는 걸까?
이 회사의 지난해 3분기 사업 보고서를 들여다봤습니다. 현금성 자산 55억원을 보유하고 있고, 단기차입금이나 유동성 부채는 없어 유동성 문제는 없어 보였습니다. 엠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20억원 규모의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했습니다.

 

▶ 2018년  당뇨 치료제 개발 여부가 관건

 

엠젠플러스의 기업가치를 계산해볼까요? 바이오 기업이 흔히 그러하듯이 이 회사는 실적이나 지표를 기반으로 투자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SUMMARY의 표 참조)
올해 소폭의 흑자가 나더라도 PER(주가수익배수)는 세자리수(114배)입니다.
올해 첨단재생의료법 통과에 따른 돼지 이종장기 사업의 본격화, 중국 프린터 사업부(성우시구유한회사)의 거래처 변경에 따른 실적 개선에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였습니다.

 

심영복 엠젠플러스 대표는...

심영복(55· 사진) 엠젠플러스 대표는 지난 1997년 8월 코리아본뱅크라는 의료기기 수입 회사를 창업했다. 당시 34세 젊은이였다. 종근당 영업사원으로 일하다가 의료기기 사업이 유망하다고 판단해 전 재산을 투자했지만 뜻대로 잘 풀리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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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복 엠젠플러스 대표.

 

불과 3개월 후 IMF 사태가 닥치면서 심 대표는 일생일대의 위기에 처했다. 900원대 환율이 순식간에 1900원대까지 급등한 것이다. 900만원짜리 의료기기를 두 배가 넘는 1900만원에 수입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는 『병원이나 대학 연구실에서 의료기기를 공급해 달라는 전화가 오면 오히려 두려웠다』고 회고한다.
그런데 심 대표는 이 위기를 전화위복으로 만들었다. 『"한국이 망하지 않는 한 IMF 체제는 언젠가 끝날 것이라고 봤습니다. 

손해를 보고 의료기기를 거래처에 공급했습니다. 단 IMF 체제가 끝나더라도 거래처를 바꾸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았죠. 그래서 거래처를 빠르게 늘릴 수 있었어요. 』
심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2000년 말 IMF를 졸업하자 거래처를 300여 곳 확보하게 됐다. 코스닥 기업 셀루메드는 이렇게 탄생했다. 심 대표는 셀루메드의 최대주주다. 우호 지분을 포함해 10%가량을 보유 중이다.
그런 그가 2015년 8월 바이오 코스닥 기업 엠젠플러스를 인수하면서 제2의 도전에 나섰다.
심 대표는 올해 의료기기 사업을 영위하는 셀루메드와 바이오기업 엠젠플러스가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하는 작업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셀루메드가 생산하는 골이식재 '라퓨젠 DBM'은 2018년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심사 재접수가 이뤄질 예정이며, 이후 상용화가 예상된다.
『2015년 당시 엠젠플러스의 최대주주가 횡령 혐의로 구속되고 회사가 매물로 나왔을 때 이 회사를 주목하는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저는 40여 년간 쌓아온 이 회사의 바이오 노하우가 언젠가는 빛을 발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인생을 살아보니 위기 속에서 기회를 발견하는 자가 결국은 큰 성취를 하더군요. 』

 

shs@buffett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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