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사모펀드 MBK가 인수하면 실적 좋아진다. 왜?
  • 이현지 기자
  • 등록 2018-03-05 12:04:20
  • 목록 바로가기목록으로
  • 링크복사
  • 댓글
  • 인쇄
  • 폰트 키우기 폰트 줄이기

기사수정

[버핏연구소=이현지 기자] 국내 대표적인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인수하는 기업들의 실적이 속속 개선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MBK가 인수한 두산공작기계, 코웨이, ING생명의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MBK는 금융업, 제조업, 유통업 등 다양한 산업군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두산공작기계는 영업이익이 네 배 가까이 늘어나며 단연 돋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꾸준한 실적을 내오던 코웨이와 ING생명은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수준으로 실적을 얻어냈다는 평가다.

코웨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4727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에 비해 약 40% 늘어난 수준이다. 매출이 성장하는 가운데 반대로 매출원가와 관리비가 모두 감소했다. 주력 사업인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사업에서 모두 매출이 고르게 늘었다. 주요 원재료 가격이 2016년에 비해 떨어진 점도 영업이익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MBK에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ING생명 역시 지난해 큰 폭으로 실적이 나아졌다. 영업이익이 4503억원을 기록해 1000억원이 훌쩍 넘는 성장을 거뒀다. MBK에서 지분을 보유하기 전인 2013년과 비교해서는 2000억원 가까이 올랐다. 반면 채권금리 인상으로 인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평가가치가 낮아지며 포괄손익에서는 손실을 입었다. 현재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ING생명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MBK가 인수한 기업이라고 해서 전부 실적이 호전되는 것은 아니다. MBK의 포트폴리오에 담겨있는 네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329억원으로, 2016년 385억원에 비해 56억원 떨어졌다. 다만 네파의 지난해 매출액은 387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3668억원 대비 5.6% 늘어나 향후 실적 반등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인수가로 주목받았던 대성산업가스는 영업이익이 소폭 상승해 약 73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100억여 원 늘어난 244억원으로 나타났다.

MBK 파트너스의 이같은 성과는 '맨파워'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MBK 파트너스는 김병주(아래 사진) 회장이 2005년 설립했으며, 현재 아시아 최대의 사모펀드로 성장했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지역에서 바이아웃 투자를 하고있다. 운용자금은 2017년 9월 현재 약150억달러(17조원)에 이른다.

 

2297_3971_111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진 제공=MBK파트너스

 

MBK가 인수해 성공을 거둔 기업 면면을 보면 화려하다. MBK는 홈플러스(투자금액 7조2,000억원), 딜라이브(2조750억원), ING생명(1조8,000억원), 중국 워프T&T(1조4,400억원), 일본 아코디아 골프(8,600억원) 등 조 단위 한중일 기업 29개에 투자했다.

운용 자산 규모는 18조원이 넘는다. 전 세계 300개 PE 중 26위 규모다. 지난해 11월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앞다퉈 돈을 맡기며 4조8,000억원 규모의 네 번째 펀드를 두 달 만에 조성했다. 사모펀드가 보통 두 자릿수만 넘으면 성공적이라는 내부 수익률은 20~25%에 달한다. 올 들어서도 일본의 아코디아골프, 대성산업가스, 이랜드그룹의 모던하우스를 사들였다. 현재는 김광일(아래 사진) 대표이사가 MBK의 경영을 맡고 있다.

 

김광일

김광일 MBK 대표이사

 

MBK는 김병주 회장의 앞글자를 따서 이름을 지었을 정도로 김 회장의 운용 능력을 앞세운 펀드다. 김 회장은 1963년 경남 진해에서 태어나 10세에 혼자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 명문 사립대 하버포드 칼리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골드만삭스에 입사한 후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37세인 1999년 최고의 사모펀드 운용사인 칼라일그룹에 입사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M&A 시장이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의 전쟁터가 되던 2000년 김 회장은 칼라일그룹의 한미은행 인수를 성공시키며 주목 받았다. 3,000억원에 사들인 한미은행을 3년 만에 7,000억원에 팔아 칼라일 사상 최대의 수익을 달성했다.

MBK의 투자전략은 간단명료하다. 경기 흐름을 타지 않는 내수 기업 중 꾸준한 수익을 내는 소비재 업체에 투자를 집중한다. 대형마트(홈플러스), 케이블 회사(딜라이브), 보험사(ING생명), 정수기 렌털(코웨이) 등이 모두 이 같은 원칙 아래서 투자됐다.  두산공작기계, 코웨이, ING생명도 이같은 투자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lhj@buffettla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hs_buffett@naver.com

'버핏연구소' 구독하기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삼양바이오팜 분할 출범, 삼양홀딩스는 순수 지주사되고 경영 효율성↑ 삼양홀딩스에서 삼양바이오팜이 인적분할되면서 삼양홀딩스는 순수 지주사로 색깔이 선명해지고 그룹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양홀딩스가 의약바이오 부문을 인적분할해 지난 1일 삼양바이오팜을 출범시켰다. 이 분할은 의약바이오사업의 가치를 시장에서 재평가받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환경에 ...
  2. NI스틸, 건축자재주 저PER 1위... 6.38배 NI스틸(대표이사 이창환. 008260)이 11월 건축자재주 저PER 1위를 기록했다.버핏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NI스틸이 11월 건축자재주 PER 6.38배로 가장 낮았다. 이어 한일현대시멘트(006390)(6.63), 노루홀딩스(000320)(6.64), 삼표시멘트(038500)(6.8)가 뒤를 이었다.NI스틸은 지난 3분기 매출액 652억원, 영업이익 8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15.81%, 영업...
  3. [버핏 리포트]DL이앤씨, 영업이익 예상 수준...수익성 리스크 완화 시 가치 부각 기대 - 메리츠 메리츠증권이 7일 DL이앤씨(375500)에 대해 매출 및 수익성 리스크가 해소된다면 안정적인 방어주, 가치주로서의 역할이 부각될 전망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5만3000원을 '유지'했다. DL이앤씨의 전일종가는 3만9900원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DL이앤씨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1168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추...
  4. [버핏 리포트] 롯데웰푸드, 코코아 가격 하락 시작…인도 법인 성장까지 더해져 마진 반등 본격화 - 한국 한국투자증권은 21일 롯데웰푸드(280360)에 대해 글로벌 코코아 가격이 톤당 5000달러 아래로 내려오며 원가 부담이 완화되고, 내수·해외 가격 인상 효과가 더해지면서 4분기부터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 17만원을 제시했다. 롯데웰푸드의 전일 종가는 12만3700원이다.강은..
  5. [버핏 리포트] 아모레퍼시픽, 북미·유럽 고성장 지속…에스트라 매출 급증 - 삼성증권 삼성증권은 7일 아모레퍼시픽(090430)에 대해 “라네즈의 미국·유럽 호실적이 이어지고, 미국 신규 론칭 브랜드 에스트라의 성장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5만2000원을 유지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 6일 종가는 11만8600원이다.이가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연결 매출액은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