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조엘 그린블라트가 불완전한 공식을 가지고 버핏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린 비밀(윤진기교수의 경제와 숫자 이야기)
  • 윤진기 교수
  • 등록 2020-05-10 22:42:07
  • 수정 2024-02-13 21:26:50
  • 목록 바로가기목록으로
  • PDF 보기
  • 링크복사
  • 댓글
  • 인쇄
  • 폰트 키우기 폰트 줄이기

기사수정


조엘 그린블라트가 불완전한 공식을 가지고 버핏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린 비밀


미국의 전설적인 헤지펀드 투자자 조엘 그린블라트(Joel Greenblatt)는 1985년 고담캐피털(Gotham Capital)이라는 헤지펀드를 설립하여 2005년까지 운용하여 연환산 복리수익률 40%를 달성하였는데, 이를 누적수익률로 계산하면 대략 20년간 8만3600%나 된다.


조엘 그린블라트(Joel Greenblatt). [이미지=더밸류뉴스]

오마하의 현자로 불리는 워렌 버핏은 41년간 대략 연평균수익률이 21.1%로, 400,863%의 누적 수익률을 올렸다. 연평균수익률로만 계산하면 버핏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사람들은 그 수익률의 비결이 그가 창안한 ‘마법공식(Magic Formula)’이라고 믿고 있는 것 같다. 그는 마법공식을 『The Little Book That Beats the Market』이라는 책에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이 책은 2006년 안진환이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책』으로 번역하여 한국에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읽어보면 그의 마법공식은 전혀 빈틈이 없이 완벽한 것처럼 생각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은 필자의 글 “시장에서 마법공식이 잘 들어맞지 않는 이유”에서 소개한바 있다.


주식투자의 신이라고 불리는 워렌 버핏을 제압할 정도로 놀라운 투자수익률을 가져온 마법공식은 예상외로 간단하다. 자본수익률(Return on Capital)과 이익수익률(Earnings Yield) 두 가지 개념만 사용하여 계산한다.


자본수익률 = 법인세전이익(EBIT)/((유동자산-유동부채)+(비유동자산-감가상각비))
이익수익률 = 법인세전이익/(시가총액+순차입금)


그린블라트는 위 두 지표를 기준으로 기업의 순위를 매긴 후에 그 두 순위를 합하여 다시 순위를 매기고 상위에 링크된 20-30개의 종목을 매수하여 일정기간 보유하며 교체매매를 한다. 예컨대, A기업의 자본수익률의 순위가 5위, 이익수익률이 12위이면, 그 기업의 순위는 17(=5+12)위가 된다. 여러 기업을 이렇게 순위를 매겨서 상위 20-30개의 종목을 매수하는 것이다.


독자들이 그의 책을 읽고 마법공식을 적용하면 잘 안되는데, 신기하게도 그는 큰 수익률을 올렸으니 무언가 독자들이 모르는 것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대체로 투자서적을 연구하다보면 저자는 자신의 진정한 투자 노하우는 잘 공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공개를 하더라도 중요한 부분을 설명해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잔뜩 기대를 하고 투자서적을 다 읽고 난 후에 사기당한 느낌을 가지거나 짜증이 나는 경우가 많다. 그린블라트의 책도 그런 류가 아닐까 의심해 볼 만하다. 그러나 자세히 그의 책을 검토해 보면 그렇지는 않다. 그는 그의 책에서 일반 투자자들에게 권유하는 방법과 다른 방법으로 투자를 하였지만, 그가 진실을 숨긴 것은 아니다.


그는 독자들에게 ‘과거실적’을 가지고 마법공식을 적용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 자신은 ‘정상연도의 수익 추청치’를 사용해서 투자결정을 내린다. 그린블라트가 독자를 기만하고 있는가? 그렇지는 않다. 그는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책』에 그가 실제 투자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독자들에게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 주요 부분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그렇다면 이상적인 세계를 가정한 채, 우리는 정상적인 해의 수익 추정치를 가지고 이익수익률과 자본수익률을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법공식의 원리를 이용하여 정상 수익을 기준으로 높은 이익수익률과 자본수익률을 동시에 지닌 기업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는 우리가 내린 추정치에 대해 얼마나 확신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 또 이 수익이 미래에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지의 여부에 대하서도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 너무 어려울 것 같다고? 글쎄, 어렵긴 어렵다. 하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 이것이 또 내 파트너와 내가 마법공식을 뒷받침하는 원리를 이용해 우리 자신의 투자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기도 하다.”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책』(2006). [이미지=더밸류뉴스]

그린블라트가 이렇게 비록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것은 아니지만 솔직하게 자신의 투자 방법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그가 독자들을 속이거나 기만한 것은 아니다. 그는 정직한 사람이다. 필자는 이 부분이 마법공식 활용의 핵심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것이 그가 어눌하고 불완전한 마법공식을 가지고 큰 수익률을 올린 비밀이다. 그러나 그의 책에서 이 부분은 가볍게 지나가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독자들이 여간 주의해서 읽지 않는 한 놓치기 쉽게 되어 있다.


그는 일반 투자자들은 헤지 펀드를 운영하는 자신과 같은 전문가와는 달리 정상연도의 수익 추정치를 구하기 쉽지 않다고 보고, 과거이익만 가지고도 쉽게 주식을 고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사실 그의 이러한 친절한 배려가 잘못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독자들은 그가 실제로 한 방법은 미래의 이익을 추정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헤지 펀드를 운용할 정도면 투자 공부를 엄청 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투자 공부의 난해함을 알고 있는 그는 독자들의 투자 실력이 어느 정도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마법공식으로 투자했는데 결과가 신통치 않아서 속상한 투자자들은 그의 책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책』 제11장을 여러 번 읽어볼 필요가 있다. 그가 장의 제목도 붙이지 않고 간결하게 쓰고 있는 이 장에 그의 투자 비밀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미래 이익을 얼마나 제대로 추정할 수 있느냐에 따라 투자의 성과가 갈리게 된다. 필자는 이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주석]

* 워렌 버핏의 투자수익률 계산은 기간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다르고, 자료마다 달라서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우나 대체로 이와 같이 말할 수 있다.

** 아래 사이트에서 2006년에 출판된 『The Little Book that Beats the Market』를 영문 PDF 파일로 볼 수 있다.

https://docs.google.com/viewer?a=v&pid=sites&srcid=ZGVmYXVsdGRvbWFpbnxla3JvbmVkZXNpZ258Z3g6MmI0OTZjZTI1OTNhZTMwNw (2020.05.09. 검색)

*** EBIT: Earnings Before Interest and Taxes. 

**** 조엘 그린블라트 저, 안진환 역,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책』(The Little Book that Beats the Market), 시공사, 2008, 91-93면, 188-191면. 자본수익률 및 이익수익률 계산법에 대해서는 같은 책, 208면 이하 참조. 

***** 위의 책, 150-151면.


ⓒ저작권은 저자에게 있습니다. 출처를 표시하면 언제든지 인용할 수 있습니다.

sunhwa771@naver.com

'버핏연구소' 구독하기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버핏 리포트] 롯데웰푸드, 코코아 가격 하락 시작…인도 법인 성장까지 더해져 마진 반등 본격화 - 한국 한국투자증권은 21일 롯데웰푸드(280360)에 대해 글로벌 코코아 가격이 톤당 5000달러 아래로 내려오며 원가 부담이 완화되고, 내수·해외 가격 인상 효과가 더해지면서 4분기부터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 17만원을 제시했다. 롯데웰푸드의 전일 종가는 12만3700원이다.강은..
  2. [버핏 리포트] 대한조선, 내년 영업이익률 25.6%로 역대 최대치 전망 ...탱커선 호황기 누리며 기대감 증폭 - DS DS투자증권은 28일 대한조선(439260)에 대해 국내 최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대한민국 수익성 1등 조선사’ 로 탱커선 호황기를 누리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9만2000원을 제시했다. 대한조선의 전일 종가는 6만7300원이다.김대성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국내 최대 영업이익률(24.3%)을 .
  3. 오리콤, 광고주 저PER 1위... 6.43배 오리콤(대표이사 박병철 정승우. 010470)이 11월 광고주 저PER 1위를 기록했다.버핏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리콤이 11월 광고주 PER 6.43배로 가장 낮았다. 이어 인크로스(216050)(7.11), 이노션(214320)(8.66), 이엠넷(123570)(9.62)가 뒤를 이었다.오리콤은 지난 3분기 매출액 558억원, 영업이익 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10.14%, 영업이익은 75% 감소...
  4. 소맥 가격, 올 한해 글로벌 풍작으로 하락세... 빵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 올 한해 동안 국제 소맥(wheat) 가격이 글로벌 풍작으로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버핏연구소가 최근 10년(2015. 1~2025. 11) CBOT(시카고상품거래소)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국제 소맥 선물 가격은 11월 13일 기준 부셸 당 535.75 센트로 올해 1월 초 대비 10.7% 하락했다. 2월 초 615센트로 최고점을 찍기도 했으나 이후 기록적인 공급 증가 전...
  5. [버핏 리포트] KSS해운, 3Q 누적 매출액 4139억 ...주가상승 관건은 주주환원 – 하나 하나증권은 21일 KSS해운(044450)에 대해 액화석유가스(LPG) 및 암모니아 운송에 특화된 선사로서 안정적인 수익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암모니아 시장 개화 전까지는 주주환원 확대 여부가 주가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KSS해운의 전일 종가는 9460원이다.안도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KSS해운이 3분기 누적...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