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구 연구원]
5월 들어서 건설업종의 주가 하락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6월 금리 인상 우려와 구조조정 이슈, 미청구공사액으로 인한 추가 부실우려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거기에 지난 18일 삼성물산의 카타르 지하철 공사계약 해지 소식이 전해지면서 건설업종 전반으로 우려가 확산된 모습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건설업종 지수는 16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해 지난 2월말 이후 약 3개월 만에 최저수준까지 밀렸다. 이달 들어 건설업종의 지수의 낙폭은 11.61%로 철강업종(-11.94%)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19일 건설업종지수가 3.02% 급락했다. 현대건설이 5.20%, 삼성엔지니어링이 5.61% 하락했고 GS건설과 대우건설도 각각 4%대 낙폭을 기록했다. 대림산업과 현대산업도 각각 3.75%, 1.41% 내렸다. 건설업종 지수는 잇달아 터진 악재에 속수무책으로 밀렸다. 해운과 조선업종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 이슈가 건설업종으로 전이되고 있는 가운데 핵심감사제(KAM) 조기 적용으로 공정별과 사업부별 미청구공사, 공사손실충당부채 등이 드러나며 투심이 급격하게 냉각됐다. 추가 부실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결과다.
1분기 보고서에서 국내 건설사들의 미청구 공사금액이 공개된 것도 주가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미청구 공사금액은 건설사가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했지만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대금을 뜻한다. 미청구 공사금액이 쌓이면 추가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미청구공사=회계에서 수주기업이 매출액으로 인식은 했지만 아직 발주처에 청구하지 않아 현금이 들어오지 않은 자산, 일종의 '미수채권'을 의미한다. 수주산업에서 미청구공사가 많을 경우 잠재된 뇌관으로 간주된다.]
건설사별로 보면 현대건설의 미청구 공사금액은 연결기준 4조2354억원으로 건설사 중 가장 많았다. GS건설(006360)(2조2595억원), 대우건설(2조1447억원), 삼성물산 (1조6410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에 미청구 공사금액이 공개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강승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청구 공사금액이 매출액의 15~25% 수준이면 정상 범위』라며 『국내 주요 건설사의 미청구 공사 규모를 볼 때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청구 공사금액 이슈는 지난해 4분기에 해소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는 삼성물산의 공사계약 취소 소식에 또 한 번 얼어붙었다. 삼성물산은 카타르 철도공사(Qatar Railways Company)와 2013년 맺은 7,934억원 규모의 카타르 도하 메트로 프로젝트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의 주가는 공사계약 취소 소식으로 다음날인 19일 4%이상 하락, 52주 신저가인 11만 7,000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최고가인 16만 500원 대비 30%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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