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한국어 「홀로」와 솔로 「솔로(Solo)」는 생김새도 뜻도 닮았다. 홀로와 닮은 솔로는 한국사회에서 부끄러운 것으로 여겨졌다. 많은 사람들은 혼자서 하는 활동을 피하는 대신 커플과ㆍ친구와 함께 하는 활동을 즐겼다. 소비 트렌드도 마찬가지, 커플ㆍ가족ㆍ친구 무리를 겨냥한 것들이 많았다.
이랬던 문화가 최근 변화하고 있다. 최근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났다. 혼자만의 여행이나 취미를 즐기는 사람도 증가세다. 혼자만을 위한 소비형태, 이른바 「솔로이코노미(Solo Economy)」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솔로이코노미 시대로 접어들면서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 등 혼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업종들의 증가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다같이 이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술집 등은 줄어들고 있다.
11일 국세청의 사업자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30개 생활밀접업종에 종사하는 사업자 수는 약 146만6,921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1% 늘었다.
증가 폭이 가장 큰 업종은 편의점이다. 편의점 사업자 수는 3만2,096명으로 지난해보다 11.6% 늘어났다. 패스트푸드점 사업자 수도 3만2,225명으로 3만명을 돌파하며 지난해 5월보다 7.5% 증가했다.
이는 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혼술족과 혼밥족이 증가함에 따라 해당 업종의 관련 매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의 저녁 시간대 매출이 맥주·소주 등 주류와 라면, 도시락, 간편식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또 요식업종에서 결제할 때 나 홀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수년째 크게 상승하고 있다.
이렇듯 혼자서 끼니와 음주를 해결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해 5월 6만1,243명에 달하던 일반주점 사업자 수는 올해 5월 5만8,149명으로 1년 새 5.1% 줄었다.
일반주점 사업자 수의 감소세는 인천(-8.0%), 경기(-7.6%), 서울(-7.3%) 등 수도권에서 두드러졌다. 혼술족들은 식당이나 술집보다는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신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편 1~2인 가구가 증가하는 추세여서 솔로이코노미의 바람은 거세질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1인가구 수는 511만가구로 전체 가구수의 26%에 달했다. 전체 가구의 4분의 1이다. 통계청은 1인 가구 수는 오는 2035년에는 34%로 더욱 크게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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