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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미래 먹거리」 화장품 사업 도전
  • 김승범 기자
  • 등록 2016-11-08 12: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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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범 연구원]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중국 등 해외 사업이 부진하면서 유통업계는 새로운 대안으로 화장품을 선택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아직 진출하지 않은 영역인데다 성장성이 감지된다면 화장품 사업을 주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중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K뷰티가 계속해서 이슈인 만큼 자본금을 갖췄다면 도전이 요구되는 분야』라고 말했다.

화장품 산업이 뜨고 있는데다 유통채널을 잘 갖추고 있는 대기업의 경우라면 더욱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에 유통채널을 비롯해 패션 이제는 식품업체까지 화장품 사업에 「너도나도」 뛰어든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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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화장품 원료 전문 브랜드 「엔’그리디언트」를 선보이고 국내 및 글로벌 화장품 원료 시장에 진출했다. CJ제일제당은 천연유래 소재와 발효·효소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6,000억원, 글로벌 18조원 규모의 「화장품 원료」 사업에 나선 것이다.

엔’그리디언트는 천연, 자연유래를 뜻하는 내추럴의 「N」과 원료를 뜻하는 인그리디언트를 합친 것으로, 자연친화적 원료를 의미한다. CJ제일제당은 엔’그리디언트의 모든 제품을 천연 유래 원료로 만들고 친환경 발효 ·효소 기술을 적용해 기존 화장품원료와 차별화했다.

글로벌 화장품 원료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18조원 규모로 추정되며 화장품 원료 시장에서도 약 80% 이상인 15조원 가량이 기초원료 시장일 정도로 비중이 더 크다. CJ제일제당은 독보적인 발효·효소 기술뿐 아니라 친환경 방식의 정제 기술과 소재결합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기초원료 분야를 적극적으로 개척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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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유통 계열사는 기존 채널을 활용해 화장품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이마트가 선보인 화장품 자체 브랜드(PB) 센텐스(SCENTENCE)의 경우 지난 10월 서울 역삼점과 왕십리점 내 센텐스 매장 3, 4호점을 냈다. 오는 12월 성수점과 용산점에서도 매장을 추가로 열면서 공격적인 매장 확대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기도 용인 죽전점의 경우 오픈 3개월 만에 누적 매출액이 1억6,000만 원으로, 목표치의 150%를 넘겼다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또 지난 9월에는 「노브랜드」 화장품을 통해 스킨케어, 선케어 등 총 12가지 상품 라인을 선보였고, 스타필드하남에는 화장품 전문편집숍 「슈가컵(Sugar Cup)」을 여는 등 화장품 사업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12월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손잡고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해 화장품 자체브랜드(PB) 「비디비치」를 판매하고 있으며, ODM(제조자개발생산) 시장에도 진출한다.

업계에서는 화장품의 경우 마진율이 높을 뿐 아니라 면세점에서 이미 바디비치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등 신세계의 유통 노하우와 채널을 적극 활용해 성장이 예고된다는 전망이다.

KGC인삼공사가 6년만에 화장품사업을 재개한다. 2010년 화장품 계열사인 KGC라이프앤진 지분을 모기업 KT&G에 넘겼지만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에게 인기가 많은 한국 화장품을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하고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기 위함이다.

KGC인삼공사는 이를 위해 9월말 KT&G로부터 KGC라이프앤진 주식 1,818만주를 186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라이프앤진은 홍삼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회사로 「동인비」, 「랑」 등의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정관장 유통망을 활용해 화장품 사업을 키울 계획이며 중국 시장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빙그레도 CJ올리브영과 손잡고 화장품 사업에 진출한다. 빙그레는 이달중 CJ올리브영 자체브랜드(PB) 제품으로 보디클렌저와 보디로션, 핸드크림, 립밤 등 총 4종의 협업 화장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제품은 빙그레의 장수 제품인 바나나맛 우유에서 기획됐다. 바나나맛 우유의 향과 브랜드는 물론 화장품 케이스까지 바나나맛 우유 특유의 단지 모양을 그대로 옮겼다.

바나나맛 우유 이외 딸기맛 우유 제품도 함께 출시한다. 제품 생산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한국 콜마가 맡았고 유통과 판매총괄 마케팅은 CJ올리브영에서 담당한다. 이번 제품은 CJ올리브영의 수도권 거점 점포 위주로 6개월 간 한정판매된다.

패션 업체 LF도 화장품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LF는 지난 6월 서울 청담동에 프랑스 화장품 「불리 1803」 단독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며 화장품 유통사업에 뛰어들었다. 앞서 LF는 네덜란드 화장품 브랜드 「그린랜드」의 독점 사업권을 가지고 첫 선을 보인 바 있다. LF는 이 브랜드를 자사 편집숍인 「어라운드 더 코너」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패션업체가 화장품 사업을 키우는 배경은 패션 시장이 침체기인데다, 이제는 패션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여겨지면서 화장품이 필수 아이템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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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잘 되는 사업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무분별한 사업 다각화가 우리나라의 화장품 품질을 믿고 사는 외국인들에게 그동안 쌓은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 역시 존재한다. 상당수의 기업들이 제조 업체들에게 화장품 생산을 위탁하고 포장과 브랜드만 바꿔 제품을 판매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화장품 관련 기업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출혈경쟁도 예상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제조와 제조판매업체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평균 2,000여개씩 늘어, 지난해 기준 관련 업체 수는 무려 8,400여개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산업이 성장세를 타고 있지만, 중화권 의존도가 70% 가까이 되는 등 여전히 지적사항이 많다』면서 『다른 산업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아 사업 접근이 쉽다는 이유를 전제로 한 무분별한 진출은 오히려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의 경쟁력을 잃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화장품의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는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잘되는 사업이라도 차별화가 없다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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