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올해 3분기에도 1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대손비용 부담을 낮추며 실적을 방어했지만, 은행 NIM(순이자마진)이 하락하고 비이자이익도 전분기보다 줄어 수익성 개선에는 과제를 남겼다. 자본비율 상승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확대 여력은 커졌으나, 경쟁 금융지주와의 환원 격차를 좁히려면 추가적인 실행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우리금융그룹 본점. [사진=우리금융그룹]
◆ 순익 1조492억원…실적 방어 이끈 대손비용 감소
우리금융이 지난 23일 발표한 경영실적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1조49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4%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5.7% 감소했으며,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65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줄었다.
우리금융지주 순이익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 AI 생성]
전년 대비 순이익 감소에는 지난해 보험사 인수 과정에서 반영된 5560억원의 염가매수차익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다만 전분기와 비교해도 이익 증가가 모든 수익 부문에서 고르게 나타난 것은 아니다.
이번 3분기 그룹 순이자이익은 2조376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7% 증가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5814억원으로 7.6% 감소했고, 이 가운데 순수수료이익은 6192억원으로 11.8% 줄었다. 대출자산 확대가 마진 하락을 일부 만회했지만 수수료 등 다른 수익원의 둔화까지 해소하지는 못했다.
영업이익 증가를 이끈 것은 대손비용 감소였다.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은 1조733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약 220억원 줄었지만,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3140억원으로 약 1253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은 약 1033억원 늘어난 1조419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대손비용률은 0.30%로 낮아졌다. 우량 기업대출 중심의 자산 재편과 충당금 부담 완화는 긍정적이지만, 실적 개선의 지속성을 판단하려면 비용 감소와 함께 마진·수수료 수익의 회복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 조달비용 상승에 NIM 하락…CD 연동 대출, 4분기 회복 기대
우리은행의 3분기 NIM(순이자마진)은 1.43%로 전분기보다 약 7bp 하락했다. NIM은 평균 이자수익자산 대비 순이자이익의 비율로, 대출 규모가 늘어 이자이익 총액이 증가하더라도 자산 한 단위에서 남기는 이익은 줄어들 수 있다.
KB증권과 SK증권은 우리은행의 높은 CD 연동 대출 비중과 조달금리 상승을 NIM 하락 배경으로 분석했다. 두 증권사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CD 연동 대출 비중은 약 70%다. 특히 SK증권은 CD금리보다 은행채 1년물 금리가 더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조달비용률 상승이 자산수익률 상승을 앞질렀다고 설명했다.
CD는 은행이 발행하는 양도성예금증서로, 은행의 자금조달 수단이면서 대출금리의 기준으로도 활용된다. CD 연동 대출은 CD금리의 변동이 약정된 금리 변경 주기에 따라 대출금리에 반영된다. 이에 따라 은행채·예금 등의 조달비용이 상승하는 속도와 대출 이자수익이 늘어나는 속도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리은행의 이자수익자산 수익률은 2분기 약 3.78%에서 3분기 3.84%로 상승했지만, 이자부부채 비용률은 약 2.29%에서 2.43%로 더 빠르게 높아졌다. 상대적으로 이자비용이 낮은 저원가성 예금 잔액도 전분기보다 5.8%, 약 8조원 감소해 조달 구조에 부담을 더했다.
증권가는 4분기에는 CD 연동 대출의 높은 비중이 마진 회복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8월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CD금리와 대출금리에 반영되면서 자산수익률이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23일 발간한 <부진한 3분기 NIM, 4분기 빠른 회복 기대> 보고서에서 높은 CD 연동 대출 비중을 근거로 4분기 NIM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를 것으로 전망했다. 장영임 SK증권 연구원도 26일 보고서에서 7~8월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CD금리에 반영되고 있다며 4분기 마진 개선을 예상했다.
◆ 환원 확대 여력 커졌지만…경쟁사와 격차 축소가 우선
주주환원 확대를 뒷받침할 자본 여력은 개선됐다. 우리금융의 3분기 말 CET1(보통주자본비율)은 잠정 13.80%로 전분기보다 8bp 상승했다. 3분기 주당배당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늘어난 22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 연간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은 3500억원으로 지난해 1500억원보다 2000억원, 133.3% 확대됐다. 상반기 2000억원은 6월 말 소각을 완료했고, 하반기에는 1500억원 규모의 추가 매입을 진행하고 있다. 연간 계획이 확대된 만큼 환원 강화의 방향은 확인되지만, 3500억원 전체가 이번 실적발표에서 새로 제시된 추가 환원 금액은 아니다.
주요 4대 금융지주 총주주환원율 및 전망치. [이미지=더밸류뉴스 | AI 생성]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우리금융의 총주주환원율은 경쟁사보다 낮았다. 각사 공식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총주주환원율은 KB금융 52.4%, 신한금융 50.2%, 하나금융 46.8%, 우리금융 36.8%였다. 우리금융은 하나금융과 10.0%포인트, 신한금융과 13.4%포인트, KB금융과 15.6%포인트의 차이가 있었다.
추가 환원의 의미는 이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좁히느냐에 있다. 장영임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총주주환원율이 50%에 도달하는 시점을 기본적으로 2028년으로 추정하면서도, 2027년에 50%로 적극 확대한다면 기업가치 재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는 환원 확대 시점을 앞당기는 경우를 전제로 한 조건부 평가다.
우리금융이 환원율을 50%까지 높인다면 지난해보다 13.2%포인트 개선된다. 경쟁사의 지난해 수준을 기준으로는 하나금융보다 3.2%포인트 높고, 신한금융과는 0.2%포인트 차이로 좁혀지지만 KB금융보다는 2.4%포인트 낮다. 다만 경쟁사들도 환원 정책을 확대하고 있어 50% 달성만으로 향후 상대적 우위가 확보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비과세 배당은 주주의 실수령액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우리금융은 2025년 결산배당부터 비과세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비과세 적용 대상인 국내 개인주주가 일반 배당에는 15.4%의 세금을 부담하는 경우, 같은 주당 220원이라도 일반 배당의 세후 금액은 186.12원인 반면 비과세 배당은 220원이다. 동일한 배당금 기준으로 비과세 배당의 실수령액이 약 18.2% 많은 셈이다.
◆ 보험 계열사 3분기 합산 적자 전환…동양생명·ABL생명 통합이 변수
동양생명 및 ABL생명 순이익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 AI 생성]
우리금융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인수한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3분기 실적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두 보험사의 합산 순이익은 올해 1분기 370억원, 2분기 720억원에서 3분기 270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은행 부문이 그룹 전체의 실적 개선을 이끈 것과 달리 보험 계열사의 이익 기여는 오히려 감소한 셈이다.
동양생명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약 253억원으로 전분기 669억원보다 62%가량 감소했다. 보험손익은 746억원에서 371억원으로 약 50% 줄었으며, 투자손익은 122억원 흑자에서 631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영업손익도 868억원 흑자에서 260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다만 영업외이익 약 806억원이 반영되면서 최종 당기순이익은 흑자를 유지했다.
신계약 실적은 개선됐지만 자본 건전성 지표는 후퇴했다. 동양생명의 3분기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은 약 19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약 28% 증가했다. CSM 잔액도 2조694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9% 늘었다. 반면 지급여력(K-ICS)비율은 2분기 말 205.4%에서 3분기 말 잠정 172.0%로 33.3%포인트 하락했다. 신계약 확대와 함께 자본 건전성 관리도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ABL생명 역시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금융의 자회사별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동양생명은 121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반면 ABL생명은 35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두 보험사의 자산 규모는 각각 34조원과 19조원으로 합계 53조원에 달하지만 이익 창출에서는 차이가 나타났다. 보험 부문의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그룹의 비은행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과제가 된 이유다.
상품 판매 측면에서도 변수가 발생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금융감독당국의 요청에 따라 지난 9월 21일부터 일부 종신보험 상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우리금융은 해당 상품의 판매 비중이 높았던 ABL생명에는 일시적인 영업 영향이 예상되지만 동양생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이달 말까지 대체 상품을 출시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2027년 10월 1일을 목표로 두 보험사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재무·인사·IT 부문을 중심으로 통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합병 이후 생명보험업계 5위권 규모를 확보하고 비용 절감을 통한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존속법인은 CSM과 기본자본 K-ICS비율 등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며, 우리금융은 보험사의 재무비율 문제에 따른 지주 차원의 추가 출자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향후 보험 계열사의 수익성 회복과 통합 시너지 실현 여부가 우리금융의 비은행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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